정부 15% 인하 후 첫주말, 주유소별 가격 격차 심화
대전지역 최대 503원까지

유류세-연합.jpg
▲ ⓒ연합뉴스
정부의 유류세 15% 인하 조치 시행 이후 첫 주말에 접어들었지만 충청권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주유소별 유류 판매가격의 격차만 더욱 커지면서 인하 조치가 시장에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11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580.90원으로 인하 조치 전날인 지난 5일의 1690원 대비 109.1원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유는 ℓ당 1422.40원으로 73.6원 하락했다. 충남은 같은 기간 휘발유는 98.72원, 경유는 67.71원의 하락폭을 나타냈으며 충북은 휘발유와 경유 각각 107.36원과 67.84원 떨어졌다.

반면 현장에서는 이러한 하락폭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의 주유소별 유류 판매가격의 편차가 인하 조치 이전보다 더욱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주유소를 어렵사리 찾아다녀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지역 주유소 가운데 휘발유 판매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은 1495원인 반면 가장 비싼 곳은 1998원으로 503원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충남 천안의 경우 최고·최저가 주유소 간 휘발유 판매가격의 편차는 304원을 기록했으며 충북 청주시도 288원의 편차를 보이면서 인하 조치 이전의 주유소별 평균 200원 가량 편차보다 확연히 벌어진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정부의 정책 발표대로라면 세금이 포함된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23원, 경유는 87원 인하돼야하지만 지역 내 대부분의 주유소가 이에 못 미치는 셈이다.

정유업계는 유류세 인하분을 즉각 반영하도록 조치한 직영주유소에 비해 자영주유소는 유류세 인하 이전의 가격으로 공급을 받은 재고분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 같은 가격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충청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장에서 더욱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란 시각이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

정부가 가격 모니터링 등과 같은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유류세 인하가 시장에서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았지만 사실상 주유소별 판매가격 차이만 부추기는 꼴이라 체감효과는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의 원유생산 재고 증가와 이란 제재 예외 인정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20% 가까이 하락했지만 현장에서는 상황 반영이 전무하면서 결국 유류세 인하 조치가 주유소의 지갑만 채워주게 될 것이란 비난까지 나온다.

운전자 이모(45·대전 서구) 씨는 “모처럼 자가용을 몰고 주말 나들이를 나왔지만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한 주유소 찾기는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라며 “주유소별로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다보니 유류세 인하나 국제유가가 떨어질 땐 천천히 가격을 내리고 국제유가가 오를 땐 실시간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