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외국인 부부 연구자 이동 전략 규명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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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티아나 칸델

외국인 부부 연구자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전이 암세포 이동 전략을 통계적으로 규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와 크리스티아나 칸델-그쥐보프스카 연구위원 연구팀이 암세포의 '레비 워크'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풀란드 출신인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는 칸델-그쥐보프스카 위원의 남편이다.

레비 워크는 자연계의 포식자가 먹이를 찾을 때 보이는 움직임이다. 프랑스 수학자 폴 레비의 이름에서 따왔다.

한 지역에서 불규칙하고 빈번하게 방향을 바꾸며 움직이다가, 때때로 먼 거리를 이동하는 무작위 움직임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전이 암세포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실험법을 새로 고안했다. 보통 2차원 접시에서 이뤄지던 세포 실험을 1차원으로 단순화했다.

실제 몸속에서도 세포가 섬유질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세포가 앞뒤로 움직일 트랙(track)을 유리 평면 위에 구현했다. 트랙 외에는 금과 자기조립단층(SAM)을 입혀 세포가 붓지 않고 트랙 안에만 머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평면에서 움직이는 세포 움직임은 방향 전환 시점을 구분하기 어려워 한 걸음을 정의하는 데 모호함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실험법에선 세포 방향 전환 시점과 한 걸음을 정확히 잴 수 있다.

연구진은 다른 6개 세포를 최대 16시간 동안 추적해 세포 한 종류 당 5000∼2만개의 위치 데이터를 얻었다.

많은 양의 이 데이터 해석은 IBS 콘스탄틴 폴레브 연구위원이 개발한 모델을 토대로 이뤄졌다.

폴레브 연구위원은 "멱함수 분포, 절단된 멱함수 분포, 아카이케 가중치 등으로 해석한 결과 전이 암세포가 나타낸 움직임의 누적 빈도 분포는 레비워크를 나타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더 나아가 레비워크가 실제 조직 내에서도 적용되는지 확인했다. 살아있는 쥐 피부에 흑색종 세포를 도입하고 양적 분석을 시도한 결과 종양 부위에서는 전이·비전이 세포 모두 빽빽하게 위치했다. 종양 부위로부터 멀어지자 전이 암세포가 방향성을 갖고 빠르게 이동했다.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는 "미래에는 세포 움직임을 수정하는 리보 핵산(RNA) 기술과 이를 관찰하는 통계물리학 조합으로 세포를 조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포의 이동 패턴을 파악하는 연구는 세포생물학의 강력한 도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31일자에 게재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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