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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슬픈 ‘해피 투게더’

연합뉴스 cctoday@cctoday.co.kr 2018년 11월 09일 금요일 제13면     승인시간 : 2018년 11월 08일 14시 32분
'행복을 부르는 남자들의 유쾌 찬란한 무대가 시작된다' 가족 음악 영화 '해피 투게더'의 포스터 문구다.

이와 함께 색소폰과 기타를 든 어른 2명, 청년 1명, 어린이 1명이 각각 4분의 1씩 포스터를 장식한다.

언뜻 보기에 포스터 속 4명이 가족 음악단을 구성해 행복 콘서트라도 열 것 같다. 아마 이준익 감독의 코믹 음악극 '즐거운 인생'과 유사한 영화로 짐작하기 십상일 듯하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해피 투게더'는 '즐거운 인생'처럼 즐거운 영화가 아니다. 속 내용은 '해피'하지 않고 그다지 유쾌하지도 않다.

포스터 속 4명은 마음속 깊이 서로 함께하기를 바라지만 단 한 번도 같이 공연하지 않는다. 그래서 '해피 투게더'라는 제목은 역설적이고, 영화의 내용을 함축했다기보다 등장인물의 바람을 투영한 것으로 보인다.

예술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나이트클럽에서 색소폰을 불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석진'(박성웅 분)의 유일한 희망은 아들 '하늘'(최로운 분)이다. 아내는 가난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가버렸지만 석진은 하늘이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나이트클럽 사장은 별안간 색소폰 연주자를 '영걸'(송새벽 분)로 교체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 나간 아내가 거액의 사채를 갚지 못하자 조직폭력배가 석진을 찾아온다. 석진은 아내의 빚을 대신 갚기 위해 하늘과 함께 어촌으로 내려가 고기잡이배를 타게 된다. 하늘은 자신도 아빠처럼 색소폰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하지만, 석진은 '나처럼 돼서는 안 된다'며 절대 색소폰을 불지 못하게 한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석진 부자가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잔혹함을 더해간다. 중반 이후 하늘이가 겪게 되는 고초는 보고 있기 딱할 정도. 포스터만 보고 훈훈한 가족영화를 예상한 관객은 상당히 당황스러울 법하다.

제목처럼 행복을 선사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도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자의 모습은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하고 슬며시 관객의 눈시울을 적신다.

특히 극 중 하늘이의 나이와 같은 9살 아들을 둔 박성웅은 실제 아버지의 심정을 자연스럽게 연기에 녹여낸다. 박성웅은 "연기할 필요 없이 실생활에서 하던 것처럼 하면 된다는 점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며 "하늘이와 부둥켜안고 우는 장면이 있는데 촬영 스태프가 그 장면을 보고 울 정도로 애틋한 감정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색소폰이 캐릭터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등장하는 만큼 주연 배우들이 모두 촬영에 들어가기 전 넉 달 동안 매일 연습실에 모여 색소폰 연습을 강행했다고 한다.

김정환 감독은 "색소폰의 음역이 악기 중 인간의 음성과 가장 흡사하다"며 "가족을 다룬 영화에서 메타포로 작용할 수 있고 인물 사이를 연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색소폰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피 투게더'라는 제목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이 알려진 타이틀인데 그 익숙함에 무게를 뒀다"며 "가족과 부성애를 이야기하고 관계를 이야기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여러 감정을 같이하자는 바람에서 타이틀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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