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2] 갑질·음란물카르텔·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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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질’로 논란이 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연합뉴스

☞직장은 '삶'이다. 누군가는 집보다 회사에서 오랜 시간을 머문다. '일터'이기에 즐거울 수만은 없다. 출근하는 건 늘 힘들다. 그럼에도 익숙한 곳. 내 물건과 내 손때가 묻어있는 곳. 나를 존재하게 하는 곳. 그래서 때론 보람을 느낀다. 반복되는 직장인의 애환이다. 하지만 '지옥 같은 회사'라면 좀 다르다. 그런 곳은 대개 '사람 문제'다. 그리고 그 시발점이 '리더'라면 더 끔찍하다. '사람이 모이는 리더'와 '사람이 떠나는 리더'는 분명 구별된다. 직원을 '존중'하느냐 '소유'하느냐의 차이다.

☞다시 한 번 갑질 사태로 떠들썩하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주인공이다. 그가 전직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그는 전 직원을 무릎 꿇리고, 뺨을 때렸다. 폭언도 쏟아냈다. 그뿐만이 아니다. 워크숍에서는 직원들에게 닭을 죽이라고 강요했다. 석궁이나 일본도로 쥐여주면서 말이다. 또 직원들 머리를 염색하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물론, 평범한 색이 아니다. 빨간색·파란색·노란색·초록색 등이다. 그야말로 '엽기'가 따로 없다. 갑질로 자기 개성을 뽐냈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도 논란이 됐다. 양 회장은 수천억 원의 자산가로 알려졌다. 그는 웹하드업체 1·2위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다. 지난해 매출은 400억 원에 달한다. 웹하드 업체는 영상물을 올리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개인 판매자(업로더)가 올려놓은 파일을 판매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저작권이 있는 영상의 수익은 거의 저작권자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저작권이 없는 영상의 수익은 웹하드와 업로더가 나눠가진다. 이 대표적인 예는 '불법 촬영물'이다. 실제로 이것이 회사 수익의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에 웹하드-필터링업체-디지털장의사 유착 정황도 드러났다. 거대한 카르텔이다. 결국, 양 회장은 여성들의 눈물로 부자가 된 셈이다.

☞양진호 회사의 직원들은 갑질의 '피해자'다. 하지만 음란물 피해 여성들에겐 '가해자'였다. 전직 직원은 "사내 복지 중 하나가 리벤지 포르노를 싸게 볼 수 있다는 점"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곳은 음란물 피해 여성이 숨지면 '유작'이라며 영상을 재유통했다. 반인륜적인 행위가 따로 없다. 비록 갑질에서 불거졌지만 더 큰 문제인 셈이다. 결국, 양 회장은 7일 경찰에 체포됐다. 이 와중에 마약까지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그는 과거 이미 '업로더 회사'로 구속된 적이 있다. 그럼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수익보다 처벌이 가벼웠던 탓은 아닐까. 이번엔 다르길 바란다. 갑질부터 음란물 카르텔까지 발본색원하길 기대한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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