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는 비율이 올해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결과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8.1%로 나타났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응답은 56.4%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또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9.6%로 집계됐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반응도 30.3%로 나왔다. 우리 국민의 변화된 결혼관 및 자녀관에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오늘날 고단한 젊은이들의 아픔을 엿볼 수가 있다. 이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 세대'로 불리더니 주택, 취업 경력, 희망,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칠포 세대'로 치부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 육아 및 교육 부담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부터 비롯된 현상들이다. 물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측면도 작용하고 있다. 혼인율에서 더욱 확연해진다. 청년실업에다 뛰는 집값 그리고 인구감소까지 겹치면서 혼인률이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1996년 43만건이었던 결혼 건수가 지난해는 26만4500건으로 확 떨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결혼 기피 풍조와 변화된 자녀관이 심각한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재앙이 머지않았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혼인 건수 감소 이외에도 가임기 여성 수 감소에다 기혼자마저 출산을 꺼리는 현상이 겹쳐 인구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35만 명대로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치인 1.05명으로 떨어졌다. 인구유지 수준인 2.1명의 절반이다. 올해는 이보다 더 추락하면서 합계출산율이 0명대를 기록할 개연성이 크다.

우리의 미래가 암울하다. 인구 감소는 노동인구의 감소를 초래함으로써 결국 성장동력의 발목을 잡는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우리 사회에 얽히고설킨 복합적인 난제다. 고용대란으로부터 벗어나고 주거문제 또한 풀려야 한다. 육아 및 교육 문제도 해결되는 등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여건부터 조성되는 게 순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