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피해예방 대책 시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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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갭투자자들이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을 흐리고 있다. 자치구별 투자 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갭투자자들의 매매물건 싹쓸이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본보 취재 결과 집값 급등지역에선 예외 없이 외지 갭투자자들의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역 내 핵심 노른자땅으로 구분돼 투자가치가 입증된 신도심(유성구·서구)을 중심으로 무더기 매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서 대전지역이 빗겨가면서 각종 개발호재가 잇따르는 대장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자들이 아파트 열쇠를 찜하며 집값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 투자자들의 선호도 1순위 지역으로 분류되는 유성구는 지난달에만 봉명동에서 타 지역 거주자 A씨가 본인명의로 시세 대비 저가매물 아파트 6채를 매입, 죽동에서 C씨가 4채를 사들이며 매매가 상승에 기여해 일부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1억원 가량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구 둔산동 또한 심상치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안그래도 ‘둔산동’이라는 메리트로 실수요자 중심, 꾸준한 거래량을 보였던 A아파트에서 최근 38개의 물량이 하루 아침 새 소진됐다.

부동산 업계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입한 외지 갭투자자들이 휩쓸고 간 흔적이라고 설명한다. A아파트의 경우 꾸준히 매매가 이뤄지는 대장 아파트와 근거리에 있는데다 전세가도 높게 책정돼 갭투자자들의 타깃이 됐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돈 되는 핵심 지역’에 갭투자자들의 손때가 뭍으며 도안신도시는 평균 5000만원 호가가 올랐고, 그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일부 아파트도 평균 1000만원 이상 오르며 추가적인 호가 오름새에 대한 여지를 남기고 있다.

구도심이라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각종 개발호재에 대한 청사진과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의 선방으로 중구·동구·대덕구도 갭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구도심 별 대장아파트마다 지난 7월 도안호수공원 3블럭 분양 이후부터 34평형 저층·로얄층을 중심으로 큰손들의 움직임이 포착, 거래가 진행 중이며 26~35평형의 매매·전세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집구경을 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 2일 대덕구에서도 '동일스위트 리버스카이'가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 가운데 예상했던 분양가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함으로써 갭투자자들의 관심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동일스위트는 분양가를 3.3㎡ 당 950만원 이상의 분양가로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신청했지만, 대덕구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권고안을 받아들여 800만원대 후반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세대당 최대 약 3000만원 내외의 분양가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투자가치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갭투자자들의 그칠줄 모르는 매입세는 향후 고스란히 지역민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9·13 부동산 대책에 이어 최근 강도높은 대출규제안이 나오면서 정보유통 속도가 빠른 갭투자자들이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적은 대전지역으로 눈길을 돌렸다”며 “앞서 2011년 한 해 아파트값이 19.1% 급등한 대전에서도 외지 큰손(갭투자자) 거래가 5320건 이뤄지며 1년새 9.6%이 늘어 곤욕을 치른 바 있기 때문에 향후 지역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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