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성 충남대학교 총장

지역 경쟁력의 바탕은 창의적인 두뇌집단을 새로운 비즈니스의 세계로 연결시키는 혁신 생태계 구축에 달려있다. 수년 전 세계적인 미래학자 데이토 교수는 대한민국의 미래진단보고서에서 상당히 암울한 전망을 한 바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선진국의 성공을 쫒아가는 모습의 한국형 경제성장전략과 성공신화는 오히려 미래사회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의 발전에 대해 책임져야 할 거점 국립대학의 총장으로 본인은 무거운 부담을 느낀다. 이제 대학은 학령인구의 감소, 등록금 억제에 따른 재정 여건 악화와 같은 문제들을 가지고 대학이 지역혁신과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변명할 여지가 없는 듯하다.

혁신(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학이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받아들여 산학협력기반의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갖춘 창의적인 융복합 인재로 키우고 비즈니스 세계에 내보내 정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 대학의 새로운 소명이다. 지난 10월 충남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대전시, 창업진흥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 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타운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캠퍼스 내에 건립될 TIPS타운은 대학뿐 아니라 연구소 및 기업에서 기술을 가진 신생 벤처 창업가들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창업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인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타벤처를 육성하는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성공 벤처 등이 주도하는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가 신생 창업 팀을 선별해 엔젤투자(Angel Fund)를 한 뒤 정부와 지자체 등의 R&D 예산 및 사업화 자금 제공을 통해 신생벤처의 기술 창업을 지원하게 된다.

TIPS타운이 들어서면 충남대와 KAIST 그리고 인근 대학의 학생 및 교원은 물론, 주변 대덕연구단지 연구소의 연구원 및 전국의 청년 창업가들이 모여 원스톱의 창업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다. 이미 우리 대학은 창업생태계 구축을 체계화하기 위해 학사제도를 개편했고 창업교육 교과 프로그램은 물론 창업동아리, 창업특강 등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국립대 최초의 창업재단을 발족했고 인재개발원에 창업교육센터를 설립해 행·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창업인프라 덕분에 매년 10여 개의 학생 창업기업이 캠퍼스 내에서 탄생했으며 현재 살아남은 창업기업은 30여개에 달한다. 머지않아 우리 대학 후문에서 국내 창업의 메카인 제2의 실리콘밸리형 창업타운이 형성되고, 대학의 실험실에서 키워진 청년창업가들이 자연스럽게 지역의 창업(혁신) 생태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일자리를 걱정하며 암울한 장래 문제로 어깨가 쳐진 우리 학생들이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이끌고 있는 선배들을 바라보고 본인들도 새로운 도전의 세계로 나아가는 때가 하루속히 다가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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