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물류센터 폐쇄, 대전고용청 작업중지 명령, 두달새 근로자 2명 사망사고
안내직원 적어 예고된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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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대덕구 문평동 CJ대한통운 물류센터. 사진=이심건 기자
1일 오전 11시경 찾은 대덕구 문평동 CJ대한통운 물류센터는 조용했다. 두 달여 만에 또다시 불의의 사고로 인해 모든 작업이 중단됐고, 현장 근로자도 찾아보기 어려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지난달 29일 오후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A(33) 씨가 트레일러에 치인 뒤 치료를 받다 지난달 30일에 숨졌다.

A 씨는 CJ대한통운 협력업체 직원이었다. 그는 터미널에서 택배를 컨테이너 배송 차량에 싣는 상차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고는 상차작업을 마무리하고 택배 차량의 뒷문을 닫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택배 물량을 실으려고 터미널로 후진하던 트레일러가 A 씨를 덮쳤고, 컨테이너 후미와 트레일러 화물칸 사이에 끼이면서 변을 당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A 씨가 사망한 지난달 30일 이 물류센터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 때문에 이날 물류센터 정문은 폐쇄됐고, 정문에는 '대전HTML 임시가동중지로 인해 차량 출입을 통제합니다'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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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안에는 트레일러 차량 몇 대만 주차돼 있었다.

10분이 지난 후 CJ대한통운 직원으로 보이는 5명 정도의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연신 옮겨 다니며 분주히 움직여 사고 수습에 나선 것처럼 보였다. 직접 물류센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이 막아섰다.

경비원은 모든 문의는 본사를 통해서 하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물러갔다. 이번 사고는 예고된 인재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8월에는 이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대학생이 컨베이어벨트 인근에서 감전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다가 열흘 만에 숨진 바 있다. 이후 물류센터는 전기설비 위주로 점검을 했고, 전기설비 보완내용을 담은 재발 방지대책을 이행한 뒤 작업중지는 풀렸다.

하지만 총체적으로 안전 점검 없이 다시 센터를 가동했다가 또 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물류센터는 야간에도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어둡고 트레일러를 비롯한 트럭들이 주로 다닌다. 택배를 컨테이너 배송 차량에 싣는 터미널은 약 80곳이 넘었지만, 대형 트레일러를 안내해 주는 직원은 약 10명에 그친다. 또 물건을 싣고 내릴 때 배치해야 하는 신호수도 없었다. 물류센터 한 관계자는 “약 10명밖에 안되는 안내 직원들이 모든 차량을 안내할 정신이 없다”며 “터미널에 들어오는 트레일러와 택배를 싣고 밖으로 나가는 차량 안내도 벅차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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