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로 정치 분야에 '전문가'들이 많고 이들중 다수는 정계입문을 위하여 '전문가'라는 칭호를 활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나 교수, 법관, 시인, 화가 같은 직종은 일정한 자격 요건이나 경력을 갖추어야 붙이는 칭호이고 사회가 분화될수록 직능직종은 세분되어 저마다의 기량이 어우려져 사회가 유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런 추세와는 어울리지 않게 다른 직함없이 이른바 '전문가'라는 이름을 앞세운 인사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경우 구체적인 경륜이나 능력, 업적 검증이 이루어지 않고 주로 매스컴이나 SNS에서 '전문가'라는 호칭을 부여함으로써 그냥 그렇게 굳어지는 경향이 있다. 가령 TV토론 프로그램이나 신문 컬럼에서 '전문가'라고 밝혔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그 분야 '전문가'로 인정되는지에 대한 소개와 검증이 있어야하는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점점 분화되고 전문성이 강조되는 사회 추세에 걸맞지 않은 '전문가'들이 양산되고 있다.

이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정확 명료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고 나름 공감할 수 있는 진단과 전망을 내놓는다면 좋으련만 많은 경우 널리 알려진 콘텐츠를 나열하고 이미 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을 재탕 삼탕 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취약해지는 것이다.

주로 케이블 TV나 블로그, 유 튜브 상에서 이런 '전문가'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전문가'라는 호칭에 대한 일정한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나날이 이들은 증가할 전망이다. 그나마 상식 수준의 언설을 행한다면 기대에는 미흡하지만 그런대로 넘어갈텐데 일반인의 인식과 보편적 지식에 걸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어 이제 이런 '전문가'에 대해 검증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특히 SNS를 통해 별다른 공증을 거치지 않고 전파되는 주장과 정보는 판단 능력이 취약한 학생 계층과 노인층에 무차별 파급되어 자칫 그릇된 인식과 판단을 심어줄까 우려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수많은 영역의 숱한 '전문가'들에게 일정한 자격시험을 부과할 수도 없고 보면 결국은 '전문가'로 활동하는 분들의 양식과 사회 전반의 엄격한 여과와 검증이 관건일 것이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명예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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