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① 대전방문의 해, 진단
② 동남아 관광중심 필리핀을 가다
<3> 필리핀 관광 전문가들의 성공요인 분석
④ 대전 인근지역과 연계성 도모
⑤ 대전, 관광 허브도시 발전모색

[대전, 관광 허브도시로 도약하라]
특색 있는 지역 나눠 트렌드 반영 가족여행·허니문·골프·다이빙 등 관광지별 개성 있는 콘텐츠 제공… 역사부터 자연까지 테마도 풍부 시설위주 보수 개선에는 한계 있어 주변 관광지 연계코스 개발 등 조언
▲ 마닐라 따알호수 전경. 이인희 기자
▲ 마닐라 리잘파크. 이인희 기자
 필리핀은 마닐라, 세부, 보라카이 등 익히 알려진 수많은 관광명소를 자원으로 매년 3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산업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의 관광산업 성장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아세안 국가 중 상대적으로 늦은 발전속도로 인해 열악한 산업기반, 극심한 빈부격차, 낮은 농업생산성 등으로 경제사회 발전 장애요소가 상존했던 것이 과거의 필리핀 모습이다. 이러한 경제발전 저해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신산업 육성 초점을 관광산업에 맞추고 관광객 유치 전략 수립 및 관광산업 정비를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했다.

이 가운데 마닐라 지역은 숙박·공항·도로개발 등에 대한 정부와 유관기관, 여행업계 협업 원활히 이뤄지면서 관광산업 부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곳이다. 마닐라의 관광산업은 2015년부터 필리핀 정부의 도움으로 투자청, 관광부 홈페이지를 통해 'It's More Fun'이라는 캠페인 문구로 전 세계에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민간기업과 같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무료티켓, 무료호텔 등을 제공하면서 적극적인 홍보에 집중해 왔다.

뿐만 아니라 익히 알려진 관광명소를 넘어 소도시와 특색 있는 지역으로 세분화되는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관광 상품의 다양화도 시도하는 중이다. 관광객의 범위를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주요 관광객 층인 가족여행(30~60대)을 비롯해 허니문(20~40대), 싱글여성(20대), 어학연수생(10~30대), 은퇴이민(60대 이상), 골프 및 다이빙(30~60대) 등의 맞춤형 관광지를 온라인 홍보를 통해 세계 곳곳에 알리고 있다.

여기에 관광지로 연결되는 도로 건설 및 개선사업에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며 새로운 숙박시설, 항공편 증가, 관광 인프라 확충 등으로 전 세계인의 여행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처럼 편안한 여행에서 모험적이고 와일드한 여행까지 관광객 만족도를 높임과 동시에 그들의 폭넓은 취향과 욕구를 만족시킬 다양한 프로그램과 액티비티를 모두 수용하고 있는 필리핀의 관광산업은 정부와 유관기관이 협업함으로써 만들어진 경쟁력을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로 인해 2015년 기준 필리핀 GDP는 약 2920억 달러로 그 중 관광업의 비중은 8.5%를 기록하고 있다. 또 필리핀 관광부(DOT)는 현재 관광인프라 개선을 통해 오는 2022년에는 관광산업이 GDP의 12%까지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107개 섬이 만들어준 다양한 여행테마
▲ 프란시스 빌레가스(Francis Villegas·61) 마닐라 전 상원의원은 "관광객들에게 불공정 거래나 위해 요소가 진행되지 않게 관광객 세이프존을 운영하는 등 안전하고 건전한 유흥문화 관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 셜리 페러(Shirley Ferrer·41) 라구나 주 판솔지역사무소 부소장은 "특성화된 상품 또는 이야기 거리 생산에 한계성이 있다면 주변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코스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기자

“필리핀과 마닐라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데는 관광지마다 개성 있는 여행 콘텐츠를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닐라 리잘파크에서 만난 경찰 말루완 다툭(Maluwan Datuk·43) 씨는 마닐라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첫 번째 이유로 ‘관광지별로 세분화된 여행테마’를 꼽았다. 필리핀의 국민 영웅 ‘호세 리잘(Jose Rizal)’의 발자취와 함께 스페인 식민시절의 아픔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리잘 파크(Rizal Park)’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말루완 씨는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이라는 지역적 특색이 색다른 여행을 원하는 여행 트랜드와 맞아떨어지면서 관광지로 인기를 끌게 됐다고 설명한다.

말루완 씨는 “세부, 보라카이 등 잘 알려진 관광명소를 넘어 소도시와 특색 있는 지역으로 세분화돼 있다”며 “이들 관광지가 각각 아름다운 바다와 멋진 산, 온화한 기후, 역사적인 유적지라는 다양한 테마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점차 복잡해져가는 관광객들의 니즈(needs)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필리핀 국민 대부분이 영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관광객의 의사소통에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으며 과거보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를 유지하고 있어 여행비 부담이 적다는 것 또한 매력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사 교육 콘텐츠 외에도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활용한 관광자원도 손꼽힌다.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약 64km 떨어진 따가이따이(따알) 화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한 관광지도 마닐라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필리핀 관광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알 화산 관광안내소에서 만난 준준 몬텔리바노(Junjun Montelibano·32) 안내소장은 “마닐라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에 내·외국인들의 방문이 가장 많은 관광지 중 하나”라며 “특히 푸닝 온천을 비롯해 인근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호핑 등 수상레저스포츠 콘텐츠가 풍부해 연계 관광산업으로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광자원이 단순히 필리핀 정부의 수입원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준준 소장은 “이곳(따알 화산)만 해도 관광 안내원을 비롯해 관광자원과 연계된 수많은 일자리를 통해 인접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정부 역시 관광지를 단순한 수익차원으로 보지 않고 관광지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더 많은 관광 일자리 창출과 자연환경 보호, 교통편 개선 등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해마다 더 나은 관광지로 발돋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흥도 하나의 콘텐츠로
▲ 마닐라 리잘파크에서 만난 경찰 말루완 다툭(Maluwan Datuk·43) 씨는 마닐라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첫 번째 이유로 '관광지별로 세분화된 여행테마'를 꼽았다. 이정훈 기자
▲ 따알 화산 관광안내소에서 만난 준준 몬텔리바노(Junjun Montelibano·32) 안내소장은 "마닐라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에 내·외국인들의 방문이 가장 많은 관광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정훈 기자

과거 마닐라는 일명 ‘유흥천국’이라 불리며 불법 퇴폐행위가 주를 이뤘던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실제 마닐라의 주요 관광지를 방문해보면 순찰자로 불리는 푸른 정복을 입은 직원들이 안전과 치안문제 해결을 위해 각 점포마다 위치해 있었고 전반적인 안전관리 및 관광안내, 안전의 위해요소를 저해하는 현지인의 행동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이러한 치안을 바탕으로 노래방과 클럽 등 내·외국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유흥문화가 마닐라에 점차 자리잡으면서 관광수입에 일정부분을 기여하게 된 셈이다.

프란시스 빌레가스(Francis Villegas·61) 마닐라 전 상원의원은 “관광객들에게 불공정 거래나 위해 요소가 진행되지 않게 관광객 세이프존을 운영하는 등 안전하고 건전한 유흥문화 관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진정한 글로벌 관광시장으로 떠오르기 위해 정부를 비롯한 각 기관에서의 역할, 주변 관광지의 역할, 상인과 지역민들의 뜻이 하나로 모여지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상생과 소통의 장이 자주 마련되다 보니 명품 관광지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 관광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프란시스 전 상원의원은 “과거 마닐라와 비슷한 유흥관광의 이미지로 알려져 다소 부정적 측면이 부각된 대전의 유성지역 역시 방문자 대상을 외국인인지 내국인인지 구분해 콘텐츠 구성에 우선순위를 달리해야 할 것”이라며 “외국인이 주요 목표라면 한국의 대표 유흥가인 이태원과 같이 한국의 나이트 문화를 건전한 방향으로 도입·조성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호기심과 매력성을 어필할 수 있도록 유성 일대를 역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행 지난 콘텐츠도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야

셜리 페러(Shirley Ferrer·41) 라구나 주 판솔지역사무소 부소장은 “대부분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시설위주의 보수 개선만 펼치고 있는 부분을 보고 있으면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특성화된 상품 또는 이야기 거리 생산에 한계성이 있다면 주변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코스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셜리 부소장이 근무하는 라구나 주 일대는 1000여개 이상의 개인 및 공공 리조트가 조성돼 있는 콘텐츠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평균 1000명 이상이 찾는 이곳은 인근의 따알 화산을 비롯해 온천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온천과 수상 레저스포츠, 휴식이 연계된 '힐링'을 주제로하고 있어 현대 관광객들의 다양한 관광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있다.

셜리 부소장은 “체험, 볼거리 등 해당 지역에서만 즐길수 있는 콘텐츠는 장기적인 관광산업 활성화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 채 짧은 기간에 그 수명을 다하기 마련”이라며 “대전의 경우 한정적인 콘텐츠나 유행이 지난 콘텐츠를 역사나 문화 콘텐츠를 보유한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다면 충분히 장기적인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재생산 기회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필리핀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대전지역의 '의료관광'을 우수한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교통을 구축해 의료관광과 더불어 유성온천을 활용한 족욕, 우수한 건강식품이나 미용상품을 내놓는 바이오벤처기업 등을 묶어 힐링을 주제로 한다면 기존의 의료관광 콘텐츠의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이 지면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 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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