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공간이 행복을 만든다]
천안 신가초- 넓은 유휴지에 수중·식물생태학습장·서양식 정자 조성
부여 장암초- 배수시설 열악한 운동장에 둘레길 만들어 ‘일석이조’ 효과
금산 성대초- 둘레길 교사 뒤편까지 확장… 인라인스케이팅 등 공간 활용

충남교육청은 올해 도내 학교 60곳에 학생이 행복한 '행복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앞서 민선 6기부터 쉼의 가치에 주목해 오면서 ‘쉼(,)이 있는 행복놀이’ 정책을 추진해왔고 이제는 쉼을 현실화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관련 학계에서는 공간이 인간의 사고와 감정에 영향을 주며, 집중력과 창의력, 넓게는 인성, 품행의 형성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충남교육청은 획일적으로 구성된 공간을 탈바꿈해 학생들이 참된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 신가초등학교 학생들이 행복공간으로 조성된 생태연못을 들여다보고 있다. 신가초 제공
◆천안 신가초 ‘자연친화적 생태놀이 공간’


천안시 성환읍에 위치한 신가초등학교는 자연친화적인 생태놀이 공간을 조성했다. 신가초는 리 단위 마을에 위치한 농촌학교로 학생 수에 비해 운동장이 넓고 유휴지가 많다. 전반적으로 교내 식수와 야외공간이 잘 구성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넓은 유휴지가 교사동 앞에 위치해 미관을 해치고 있었고 학생들의 놀이공간도 부족했다. 이에 따라 신가초 교육가족들은 해당 공간을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지개 행복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해당 공간은 수중생태학습장과 식물생태학습장, 서양식 정자 등으로 나눠 조성됐다. 수중생태학습장은 잔디밭에 얕은 물이 흐르는 생태정원으로 연못에서 물놀이나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이 공간은 과학교과 연계형 야외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식물생태학습장 ‘무지개식물원’은 앞서 조성된 숲자람터의 한 부분으로 식물을 가꾸며 계절별로 변화하는 식물의 한 살이를 관찰하는 공간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핑크뮬리를 비롯해 다양한 꽃과 나무, 생물이 살아가는 곳으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양식 정자(파고라)는 ‘만남과 대화의 장’으로 내구성을 갖춘 금속재질로 조성됐으며 조형적인 상징물로서의 기능도 갖고 있다. 파고라는 작은 학급의 학습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마을교육공동체와 학부모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가초 교육가족들은 이번 가을 완성된 무지개 행복공간에서 학생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생명존중 의식도 함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교육공동체가 사계절 내내 행복공간에서 편안한 쉼을 누리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 정암초등학교 학생들이 운동장 둘레길을 걷고 있다. 정암초 제공
◆부여 장암초 ‘비 내려도 걱정 없는 행복 둘레길’


부여군 장암면에 위치한 장암초등학교는 ‘장암 행복 둘레길’을 조성했다. 행복 둘레길이 조성되기 전 장암초 운동장은 배수시설이 열악해 비가 온 뒤면 발이 푹푹 빠지는 뻘로 변했고 일주일 가량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은 체육관과 콘크리트로 포장된 체육관 앞 공간 정도로 한정됐다. 학생들이 운동장을 이용하지 않게 되면서 자엽스럽게 잡초가 자라났고 정기적으로 잡초 제거작업과 유지 보수작업을 진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앞서 학교 환경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에서도 운동장 시설의 보완에 대한 요구가 압도적이었던 이유다. 장암초 교육가족들은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둘레길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 결과 매년 비가 오면 불편을 초래하던 운동장의 둘레를 보완해 비가 그친 뒤에도 학생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장암초 교육가족들은 행복 둘레길을 활용해 학생들이 자연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건강한 몸과 마음, 삶을 가꾸는 행복한 장암의 꿈나무들로 자라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장암초에 재학 중인 한 학생(13)은 “친구들과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꿈나무관에서 축구를 하기에는 시설이 좁고 불안했다”며 “지금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축구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아침마다 등교하는 것이 기대되고 즐겁다”고 한다. 또 다른 학생(10)은 “점심시간에 마땅히 놀 곳이 없어 대부분의 학생이 꿈나무관으로만 모여 놀다 보니 친구끼리 서로 부딪쳐 다칠 뻔한 일이 많았다”며 “지금은 운동장에서 노는 친구들, 꿈나무관에서 실내 놀이를 하는 친구들로 나뉘다 보니 전보다 여유 있고 안전하다”고 했다.

▲ 성대초등학교 둘레길에 조성된 전통놀이 체험판에서 학생들이 놀이시간을 보내고 있다. 성대초 제공
◆금산 성대초 ‘둘레길 활용한 놀이공간


금산군 추부면에 위치한 성대초등학교는 기존 학교 둘레길에 놀이기능을 보완한 ‘행복한 참 삶터 둘레길’을 조성했다. 성대초의 기존 둘레길은 운동장 주변으로만 설치된 평범한 둘레길로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성대초 교육가족들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한 개선안을 주로 제시했고 이에 따라 둘레길을 교사 뒤편까지 확장해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학교 둘레길은 기존의 일반적인 둘레길에서 외발자전거와 S보드, 트라이더, 자전거 등을 탈 수 있는 놀이공간과 인라인스케이팅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와 함께 교사 뒤편 둘레길 곳곳의 바닥에는 사방치기와 비석치기 등 전통놀이 판이 마련됐다. 또 둘레길을 따라 인근에 위치한 느티나무 아래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마을 주민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벤치가 조성됐다. 이 공간들은 추부면의 소통과 힐링의 장으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성대초 교육가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둘레길을 지속적으로 보완·강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둘레길을 아우르는 에코터널(비닐하우스)과 그물망을 설치해 학생들이 직접 오이와 단호박, 여주 등 덩굴성 식물을 심고 가꾸는 농촌체험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성대초 재학 중인 김모(11) 군은 “그동안 인라인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곳이 부족해 친구들과 함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 어려웠는데 학교 뒤편에서도 탈 수 있게 되어서 좋다”며 “달팽이라는 전통놀이를 처음 해보는데 매우 재미있다”고 소개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 신가초등학교에 행복공간으로 조성된 서양식 정원 모습. 신가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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