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중심 방과후학교 정책 불구 매년 늘어

충북도교육청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선행교육 근절, 수요자 중심 방과후학교, 고교교육력 도약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실상은 사교육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달 26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설명회를 가지며 고등학교 3학년 부장교사와 입시학원 관리자를 초청했다.

이 과정에 입시학원 관리자를 초청한 것이 사교육을 인정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 지참 불가 물품 등 유의사항 설명에 입시학원 관리자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학원 관계자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학교보다 크다는 것을 인정한 모양새다.

지난 해에는 일부 학교가 유명 사교육 강사를 초빙해 특강을 진행하며 빈축을 산 바도 있다.

실제 충북의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꾸준히 오름세다.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2013년 13만 1000원에서 지난해 17만 3000원까지 올랐다. 2016년(15만 8000원)에 비해 9.5% 상승한 금액이다. 또 지난해 충북 학생의 62.3%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6년 60.5%보다 1.8%가 증가한 것이다.

도교육청의 사교육 경감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현재 사교육 시장은 학교 수업의 복습형 수업이 아닌 선행교육과 시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자유학기제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고등학교로 진학할 경우 사교육비 증가는 더욱 극심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교과수업 대신 체험활동의 비중을 늘리는 제도다. 2016년부터 모든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지필고사가 고교 입시에 포함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43.4%)은 변화가 없었으나 중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62.1%로 2016년보다 1.6% 상승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참여율이 낮다는 점을 들며 위안을 삼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쪽집게 과외 등 암암리에 이뤄지는 비용은 측정되지 않는다”며 “전국체전 등에서는 약한 도세를 이유로 선전을 포장하면서 이런 지표에서는 낮은 것을 자신들의 성과로 삼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3년간 시험에서 해방됐다가 진학과 동시에 입시와 취업전쟁에 휘말려야하는 상황에 사교육이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라며 “교사 역량 강화, 수업 체계의 변화 등을 통한 진정한 혁신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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