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움말=설인찬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뇌신경센터 교수
레저 인구 증가로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뇌진탕 환자가 늘고 있다. TV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교통사고 후에 기억상실에 걸렸다 돌아오는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교통사고 시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억력 상실증은 두부손상으로 인한 증상 중 하나이다. 일시적인 기억력상실증이 회복되면서 두통 오심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뇌진탕이다.

뇌진탕이란 머리에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반동으로 뇌가 흔들리면서 뇌신경계에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일시적인 뇌의 기능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15만 명 정도가 뇌진탕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상을 입은 후 30분 이내의 짧은 의식소실이 있거나, 일시적 기억상실, 혼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뇌진탕으로 진단할 수 있다. 뇌진탕은 뇌 CT나 MRI 검사를 통해서도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 대부분의 환자들은 정상으로 판정받고 별 다른 치료 없이 귀가하게 된다. 하지만 교통사고 이후 두통, 어지럼, 이명, 시력장애, 청력저하, 기억장애, 집중력장애, 불안, 우울, 과민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뇌진탕 후 증후군'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두부손상 환자의 약 20% 가량에서 뇌진탕 후 증후군을 겪게 되며, 뇌진탕 후 증후군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사고 직후 머리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가 몇 주 또는 몇 개월이 경과한 뒤 뇌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친 후 수 주가 지난 뒤 지속되는 두통과 구토,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만성 경막하 출혈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뇌진탕으로 인한 후유 증상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뇌진탕 당시 손상을 받은 신경계나 근골격계 문제를 사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주어야 한다.

뇌진탕 및 두부손상의 합병증에 대한 한방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뇌진탕 이후의 각종 증상들은 강한 타격과 급격한 쇼크로 인해 잘 순환되고 있던 체액들이 응어리지거나 뭉쳐서 나타나는 어혈로 인해 발생한다고 본다. 따라서 어혈을 제거하고, 사고로 인해 과 항진된 근육과 신경을 안정화시키는 침 치료나 약물치료, 추나, 물리치료 등을 1-2주정도 시행해주면 뇌진탕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진탕을 경험한 사람은 치매나 파킨슨병 등의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것을 고려해볼 때, 평소에 머리를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해야하고, 사고 위험이 높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탈 때는 헬멧을 꼭 쓰는 습관을 기르며, 승마를 할 때도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뇌진탕은 사고 즉시 치료하는 것이 좋지만 늦게 나타난 증상이라도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검사 상 별 이상이 없더라도 두통, 어지럼, 시력장애 등이 지속되는 경우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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