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화 대전북부소방서 서장

온 세상을 오색으로 물들이며 수줍게 얼굴 붉혔던 가을도 어느덧 북서풍에 밀려 자리를 내어주고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은 저마다 옷깃을 여미고 발길을 재촉하는 계절의 길목에 서 있다. 학창시절 우리는 겨울이 되면 불이 자주 나니 조심하자는 마음으로 불조심 포스터를 그렸고 소화기와 모래주머니를 난로 옆에 갖다 놓았다. 겨울이 오면 누구나 들뜬 마음으로 첫눈을 기다리지만 이 시기가 되면 더욱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항상 시민의 안전을 생각하는 소방관들이다.

11월이 되면 소방관서에서는 화재 예방을 위해 더욱 분주해지며 불조심을 하자는 포스터와 현수막을 시민들이 많이 볼 수 있는 곳에 게시해 놓는다. 그만큼 겨울은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계절이며 그에 따른 인명피해 또한 크다. 국가화재정보센터(NFDS)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겨울철 화재 발생률이 35.1%(봄 30%, 여름 21%, 가을 13.3%)로 사계절 중 가장 높고 인명피해 역시 4322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또 이러한 피해는 해가 갈수록 증가추세에 있다. 지난해 한 해만 화재로 227명이 사망했고 1029명이 다쳤으며 1896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해마다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이 되면 소방관서에서 불조심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대전소방에서는 겨울철 화재안전대책으로 대국민 119안전운동전개 등 4가지 추진전략을 세우고, 시민이 참여·공감하는 화재예방대책 등 12개의 중점 과제를 선정해 추진 중이며,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더하는 화재예방, 나누는 안전행복’을 슬로건으로 시민과 소통하는 화재예방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아울러 현재 주택화재발생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전 국민 소화기 갖기 운동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으며 화재 발생 시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화재취약시설과 노인, 어린이 등 피난약자 시설에 대한 점검과 맞춤형 안전교육 등을 지속해서 실시해 모든 시민이 안전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재예방은 소방관들의 노력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시민들께서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는 것부터 기업에서의 소방안전교육과 훈련 등 자율소방안전체계를 갖추는 일까지 설마 하는 마음을 버리고 대비한다면 화재로부터 더욱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우리 모두 화재예방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올해는 어느 해 보다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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