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자금 서울·수도권 집중돼
지역내 투자요구… 반응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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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지역돈이 지역에서 돌지 않고 있다. 충청권내 금융기관에 예금된 지역자금이 지역내에서 환류되지 않고 고신용 기업이 많은 서울·수도권에서 대출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가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충청권내 금융기관의 예금 대비 대출비율(지역별 예대율)이 낮아 지역내 ‘재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전지역내 예대율은 73.3%로 강원 59.2%, 전남 66.0%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북 지역은 각각 92.9%, 83.6%로 나타나 지역내 자금이 온전히 지역으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충남지역은 지역내 경제규모보다 대출 등 금융지원 비중이 현저히 낮다. 충남지역 지역총생산 대비 투자비중은 -3.8%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반면 서울지역은 13.9%로 나타나 경제규모를 초과하는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기업대출 등 투자규모가 지역내 실물경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자금이 해당 지역 안에서 도는 게 아니라 금융사를 거쳐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천·경기지역 예대율은 각각 125.6%, 111.0%로 나타나 대출 비율이 지역내 예금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내 체감 경기가 갈수록 어두워지면서 금융기관의 지역내 투자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금융당국은 지역에서 수취한 예금을 해당 지역에 다시 대출해주는 은행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지역내 금융기관들이 지역에 더 많은 대출을 해야 지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 등급이 높은 은행은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고, 지자체 금고은행 선정과 법원 공탁금보관은행 선정 기준에 반영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과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역사회내 대출이 실물경제보다 1~2% 정도 작게 나오고 특히 충남지역은 지역경제를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투자가 덜이뤄지고 있다”며 “지역내 금융회사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대출을 유도하면서 지역재투자 활성화 평가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반면 지역내 은행권의 반응은 냉랭하다. 지역별 경제가 불균형한 상황에서 대출이나 투자를 할 수 있는 기반 없이 이를 무조건 흡수할 여건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지역내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역 경기 자체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이 대출을 늘릴 경우 건전성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지역에 돈을 흘려보내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대출을 늘린다고 모든 게 좋아지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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