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충북경제 위기 오나
<3>전망과 실제 지표 괴리

경제 주체 전망은 비관 ‘이례적’, 대부분 중소기업 극심한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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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실제 경제지표는 양호한데 경제 주체들의 전망이 비관적인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충북 지역 기업 및 소비자들이 실제 상황과 달리 경제 위기에 대해 지나치게 공포감이 형성돼 있거나, 대기업의 호황이 충북 경제의 위기를 가린 ‘착시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나친 공포감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고용률에 주목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충북의 7, 8, 9월 15~64세 고용률은 각각 70.2%, 69.8%, 69.3%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67.0%, 66.5%, 66.8%다. 충북이 각각 3.2%p, 4.2%p, 2.5%p 높다. 충북은 전국 시·도별 고용률 순위에서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고용은 제조업에서도 만들어지지만 서비스업의 비중이 크다. 충북의 고용률이 타 시·도 보다 높은 것은 생산과 소비가 모두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국 평균보다 충북의 경기 전망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충북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하지 않음에도 외부적 요인에 투자 및 소비 심리가 먼저 얼어붙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기업 호황에 따른 ‘착시현상’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분리하지 않아 지역 경제에서 대기업 호황의 영향을 정확하게 분석하기는 어렵다. 간접적으로는 한국무역협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품목별 수출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품목별 수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충북지역 총 수출액은 172억 8800만 달러다. 지난해 동기 145억 2100만 달러에서 19.1% 증가했다.

총 수출액 중 1위는 단연 반도체다. 올해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73억 46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42.5%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 속에 SK하이닉스의 약진이 그대로 반영됐다. 올해 수출 품목 2위는 건전지 및 축전지로 15억 9300만 달러의 물량이 수출됐다. 비중은 9.2%로 LG화학이 생산하는 배터리의 급성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다른 품목들도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가 생산하고 있다. 9억 9600만 달러가 수출된 플라스틱 제품은 LG하우시스가, 9억 7200만 달러가 수출된 전력용 기기는 LS산전이 생산하고 있다.

전망과 실제 지표 사이의 괴리는 여기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청주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경기동향을 조사하는 기업은 각각 330개와 415개다.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모두 한개 기업의 의견으로 반영된다. 반면 실제 경제 지표는 대기업의 실적에 따라 좌우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만 대기업이 끌어올린 경제 지표 때문에 경고 신호가 무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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