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반석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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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역사를 지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국내 해양산업 발전을 이끈 주역이다. 사진은 선형시험수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제공
내달 1일이면 대덕연구단지 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이하 KRISO) 선형시험수조가 40주년을 맞는다. 길이 200m에 이르는 이 수조는 배를 건조하기 전 제대로 설계됐는지, 실제 바다에서 문제가 없는지 마지막으로 살피는 시험평가 시설이다. 40년이 지나 오래되고 낡아 보일 수 있지만, 이곳은 한국을 조선강국으로 만든 산실이라해도 과언은 아니다.

선형시험수조는 1978년 완공 이후 현재까지 약 1800여척이상의 모형선을 실험해왔다. 우리나라 조선 산업 세계 1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대표적인 시험시설이다. 축소한 선박의 모형선을 이용해 실제 선박의 성능을 예측하는 대형연구설비로 선형이 제대로 설계 됐는지, 그 선형으로 배의 성능이 최대로 나오는지에 대해 실험하는 조선해양공학연구에 필수적인 설비다. 시설의 규모는 길이 200m, 폭 16m, 깊이 7m로, 조파기를 설치해 파랑 중 시험환경도 재현이 가능하며, 전차의 최대속도는 6m/s이다.

다양한 조선소 및 설계회사들에서 시험을 의뢰하는 만큼 선박의 종류와 크기의 범위가 넓어 모형시험을 통한 성능 평가는 물론 그 실적이 풍부하다. 그만큼 선형시험수조의 신뢰도가 높아져 국외 선주들이 우리나라 대형조선소에 설계·건조를 맡기더라도 KRISO에 성능실험을 요청할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갖게 됐다. 현재까지 실험한 선박들 중 약 80%이상이 실제 건조돼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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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21세기 해양개발 시대 첨병으로 우뚝 섰다. 사진은 모형 제작 모습.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제공
선형시험수조는 모형시험을 통해 실제 선박의 성능을 정확히 추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유체 동력학적인 측면에서 모형선과 실제 선박의 현상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실제 선박의 시운전 또는 운항자료를 바탕으로 모형시험과 실제 선박과 상관관계 분석을 통한 보다 향상된 연구가 필요하다. 운항 선박의 환경규제, 유류비 절감을 위한 성능향상은 실제 해역의 특성이 반영돼야 원하는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선형시험수조의 성능평가도 파랑, 바람, 조류 등의 환경하중 상에서 성능평가를 위한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현재 국제해사기구(IMO)의 배출가스 저감노력은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 전통적인 추진방식 외에도 대체에너지를 통한 추진 연구에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장치개발 및 성능평가에 대한 요소기술 개발이 보다 가속화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2008년 선형시험수조 30주년 이후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대표적인 부분은 세대교체다. 수조를 설립할 당시에 입사해 정년까지 근무한 모형선·프로펠러 제작 및 모형시험 수행을 담당하던 1세대 기술원들이 모두 퇴직하고 새로운 구성원으로 전환됐다. 선형시험수조 시스템도 보다 현대화됐다. 현대화된 구동·계측시스템을 통해 시험평가의 정도향상을 이뤄 모형선과 프로펠러 제작, 대형 가공장치와 시설 현대화로 보다 효율적인 모형제작이 가능하게 됐다. 최근 정부의 지원으로 선형시험수조의 구조안전 및 지진·재난 등에 대한 안전보강을 통해 인명과 연구장비, 시설 등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했다.

앞으로 새로운 세대, 새로운 장비를 기반으로 선형시험수조 성능평가 정도향상 및 성능평가 방법의 개선을 위한 도약의 시작이 되는 시점이다.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의 살아있는 역사로 자리매김하고, 세계최고의 선박해양공학 기술력을 보유한 선형시험수조에서 앞으로 한국 조선해양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창출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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