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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난도질은 이런 것" 40년만에 귀환한 공포의 전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오랜만에 보는 정통 '슬래서(Slasher) 무비'다. 우리 말로 하면 '난도질 영화' 정도 되겠다.

비이성적인 유령이나 악령, 초자연적 존재 등에게 기대는 요즘 공포영화 트렌드와는 결을 달리한다. 기껏해야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먼지나 일으키는 유령 따위보다 피와 살점으로 범벅된 채 사지를 절단하는 살인마가 훨씬 사실적이고 공포 본능을 자극하지 않겠나.

공포영화 걸작 '할로윈' 속편이 40년 만에 개봉한다. 원작의 정통을 계승하는 의미에서 속편 제목 역시 '할로윈'으로 정했다.

한 마을에 가면을 뒤집어쓴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살육극을 그린 '할로윈'은 독특하면서도 섬뜩한 비주얼의 '마이클'과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로 극도의 공포감과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할로윈' 이후 공포영화의 하위 개념으로 '슬래서' 장르가 정립됐으니 그야말로 '공포영화의 전설'인 셈이다.

아울러 '마이클'은 '텍사스 전기톱 학살'의 '레더 페이스', '13일의 금요일' 시리즈 '제이슨', '나이트메어' 시리즈 '프레디'와 함께 악마 같은 연쇄 살인마 캐릭터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사실 '할로윈'은 1978년 오리지널 작품 개봉 이후 40년간 후속작이 8편 개봉하고 리메이크가 두 번 이뤄진 작품이다. 그러나 어떤 작품도 오리지널을 뛰어넘지 못했고, 일부는 수준 미달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이에 떠오르는 공포영화의 명가 '블룸하우스'가 '할로윈'의 전설을 이어가기로 한다. 블룸하우스는 원작 판권을 사들여 기존 후속편과 리메이크작을 모두 무시하고 새로운 속편을 제작했다.

속편 '할로윈'은 실제 시간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원작에서 40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40년 전 핼러윈 밤 살육극을 벌인 '마이클'은 평생 정신병원에서 지냈다. 인간의 악마적 본성을 연구하기 위한 '실험용 쥐'로 다뤄진 것. 그 용도가 다했다고 판단한 정부는 그를 교도소로 이송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를 태운 차가 전복하면서 마이클은 자유의 몸이 되고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로리 스트로드'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가족이 사는 마을로 향한다.

지난 40년간 마이클이 다시 올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산 로리 역시 그의 탈출 소식을 접하고 이번에는 자신이 마이클을 죽이겠다고 다짐한다.


블룸하우스는 여러 방법으로 이 작품이 원작의 공식 후속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먼저 원작에서 로리 스트로드를 연기한 제이미 리 커티스가 그대로 출연해 40년 뒤 로리를 연기한다. 그의 복귀 자체가 원작의 정통성을 이어가겠다는 블룸하우스의 의지가 투영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제이미 리 커티스는 '할로윈' 출연 이후 수많은 공포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스크림 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 작에서도 그는 자기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입증했다. 특히 로리가 장총을 든 채 집 안 어딘가에 숨은 '마이클'을 찾아다니는 장면은 숨이 멎을 듯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원작 오마주도 곳곳에 담겼다. 블룸하우스는 발코니에서 떨어진 '마이클'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가 잠시 화면이 전환된 순간 사라지는 장면을 오마주했다. 단, 이번에는 로리가 쓰러져 있다가 마이클이 잠시 한눈파는 사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메인 테마곡 역시 원작의 BGM(BackGround Music·배경음악)을 그대로 사용했다. 원작의 배경음악은 '마이클'만큼이나 유명한 호러 영화의 명곡으로 통한다. 공포물이 아니더라도 숱한 방송 프로그램이 긴장감을 자아내는 장면에 '할로윈'의 BGM을 사용한 바 있다.

40년 만에 귀환한 '마이클'은 슬래서 무비의 진수를 선사한다. 정통 공포영화 마니아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법하다. 다만, 공포 취향이 아닌 관객이라면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로울 듯하다. 31일 핼러윈에 개봉하며 당연히 청소년 관람 불가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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