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10집 발매…"성실한 가수라는 말 듣고싶어"
남편 이수, 10집 축하 케이크 깜짝선물

▲ [325이엔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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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내 목소리 너무 싫었지만 사랑하려 노력 중이죠"

정규 10집 발매…"성실한 가수라는 말 듣고싶어"

남편 이수, 10집 축하 케이크 깜짝선물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제 목소리가 너무 싫었어요. 왜 저 사람처럼 힘 있지 못하지,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자책하던 시절이 있었죠."

노트북에 시선을 고정하던 취재진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섬세한 가창력과 독특한 음색을 지닌 18년차 가수 린(본명 이세진·37)이 열등감에 시달렸다는 고백이 적잖은 놀라움을 줬기 때문이다.

린은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음악감상회를 열고 정규 10집 '#10'을 공개하며 그동안의 고민을 털어놨다. 사회는 방송인 신보라가 맡았다.

그는 이번 작업 과정이 유난히 힘들었다고 했다. 앞서 9장 정규앨범과 수많은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작업은 어떻게 했나 스스로 놀랐다고 한다.

"저는 하루에도 12번씩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람이에요. 고도의 집중을 할 때면 '내가 부족해서 이렇게 힘든 거야' 자책하게 되죠. 앨범 작업을 잘해야 한단 생각이 절 갉아먹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먼지같아'라고 느꼈어요."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준 건 책과 남편 엠씨더맥스 이수였다.

뮤지션이자 친구인 오지은의 책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를 읽으며 나약한 나라도 즐거울 권리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수는 '유행가는 차트에 남지만 좋은 곡은 마음에 남는다'는 말을 건네며 불안해하는 린을 달랬다.

우여곡절을 거치며 린은 한뼘 깊어진 듯했다.

그는 "지금은 제가 뭔가 해냈다는 게 기쁘다"며 "태생이 한량인 제가 무언가 꾸준히 할 거란 생각을 못 했는데, 정규 10집이 나왔으니 속마음으론 저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어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깨닫고 제 목소리를 사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린의 말을 매듭짓기 무섭게 신보라는 깜짝 선물이 있다며 케이크를 들고 왔다. 남편 이수가 린의 신보 발매를 축하하며 보낸 것이다.

린은 활짝 웃으며 "지금 신랑이 여기 와 있는데, 돈 많이 들었겠네"라고 기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이별의 온도'를 비롯해 '노래뿐이라서', '별처럼', '두 마음에 빛이 나', '말해봐', '뻔한 노래', '너는, 책', '취한 밤', '엄마의 꿈'까지 9곡과 타이틀곡의 연주곡 버전이 담겼다.

모두 린이 가사를 썼다. 타이틀곡 작곡은 싱어송라이터 박새별이, '노래뿐이라서'와 '말해봐'는 작곡가 황성제가 이끄는 작곡팀 JPG가 맡았다. 타이틀곡에선 연인 간 사랑의 온도가 같은 호흡으로 가는 게 아니라는 쓸쓸한 깨달음이 묻어난다.

린은 중국 활동도 재개하고 싶다고 했다. 린은 2013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제곡 '마이 데스티니'(My Destiny)가 중국에서 '대박'을 내며 현지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듬해 중국 전역에 생중계된 대규모 음악 시상식 'QQ 뮤직 어워드'에 참석했고, 이 노래는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홍콩, 대만, 마카오 등의 아이튠스 차트 1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의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린은 "그때 저라는 가수보다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은 건데도 그분들은 환대해주셨다. 친절함을 잊을 수 없다"며 "지금 홍콩, 대만에 많이 가긴 하는데 중국도 정말 그립다. 정치적인 걸 떠나서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린은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11월 3∼4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 12월 1일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콘서트를 연다. 서울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그는 "이제 크게 욕심이 없다. 앨범을 발표했으니 제 손을 떠나 여러분의 노래가 됐다. 여러분에게 힘과 사랑, 꿈이 됐으면 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저를 신뢰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10집을 낸 가수지만 데뷔 50주년 된 선배님들도 계시니까, 아직 10집은 쪼렙('초보'라는 뜻의 게임 용어)"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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