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관광 허브도시로 도약하라>
도시·역사 공존… 레저 융합 콘텐츠, 관광수입 매해 두자릿수 증가율 기록
300년 스페인 지배… 중세 분위기 남아, 인트라무로스 유럽풍 건물 등 눈길
독립운동 국민영웅 호세 리잘 기리는, 리잘 파크, 필리핀 역사·문화 품고 있어
세계 최소 크기 활화산… 경이로운 경관, 팍상한 폭포… 생생한 자연 느낌 선사

▲ 스페인이 필리핀을 통치하던 당시 만들어진 인트라무로스는 ‘성의 안쪽’이란 의미로, 성벽 길이 약 4.5㎞, 내부 면적은 약 19만 4000평의 규모이다. 스페인 사람과 스페인계 혼혈만이 성 안쪽에 거주하도록 조성됐다. 현재 인트라무로스 거리에서는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마차를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인희 기자
글싣는 순서
① 대전방문의 해, 진단
<2> 동남아 관광중심 필리핀을 가다
③ 필리핀 관광 전문가들의 성공요인 분석
④ 대전 인근지역과 연계성 도모
⑤ 대전, 관광 허브도시 발전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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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짧은 비행시간으로 도착할 수 있는 필리핀은 접근성과 더불어 저렴한 물가 덕분에 동남아 가운데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특히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는 오랜 식민시절을 겪으며 패배와 피지배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같은 아픔을 겪었던 우리나라의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식민지 역사를 통해 여러 나라의 문화와 역사가 혼합된 마닐라는 그 흔적을 지우기보다는 후손에 전달하는 것을 관광산업의 주제로 삼고 ‘도시와 역사가 공존하는’ 묘미를 제공한다.

이 같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필리핀은 매년 관광수입 증가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필리핀 통계청(PSA)에 따르면 2012년 주요 관광지 수입은 10억 64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3년 12억 4190만달러, 2014년 14억 7510만달러로 꾸준히 증가하다 2015년 17억 7050만 달러까지 늘어나며 매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환경친화적인 레저문화와 역사고증 콘텐츠가 융합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인 관광객 증가와 더불어 휴식장소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더해지면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필리핀 정부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온라인 플랫폼의 마케팅을 적극 진행함으로써 관광객 유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실제 2010년 이후부터 PinoyTravel, IWantSeats, Via Philippines 및 ClickBus 등 온라인 버스 예약 플랫폼에 집중 투자함과 동시에 민간기업과 협업을 통해 관광지 무료 티켓이나 무료 호텔을 제공하며 홍보에 열을 올린 바 있다.

충청투데이는 내년도 ‘대전방문의 해’를 앞두고 지역 관광산업이 이러한 필리핀의 선진 관광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부분을 짚어보고자 필리핀을 찾았다.

▲ 중세 유럽풍의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인트라무로스. 이인희 기자
◆식민지배 아픔을 관광자원으로…인트라무로스


마닐라는 역사와 자연, 레저스포츠, 쇼핑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300년 넘게 스페인 지배하에 있던 터라 스페인 문화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인트라무로스(Intramuros)’다. ‘성의 안쪽’이란 의미의 인트라무로스는 성벽 길이 약 4.5㎞, 내부 면적은 약 19만 4000평의 규모로 스페인이 필리핀을 통치하던 당시 스페인 사람과 스페인계 혼혈만이 성 안쪽에 거주하도록 조성됐다.

인트라무로스 가장 아래쪽엔 성 어거스틴 성당이, 중앙엔 마닐라 대성당이, 그 위쪽으로는 바다와 마주한 산티아고 요새가 자리 잡고 있다. 중세 유럽풍의 건물이 가득 들어찬 거리에 마차가 지나다니면서 과거 스페인 거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 국민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인만큼 성 어거스틴 성당 역시 중세 유럽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성당 한편에는 박물관이 함께 위치해 당시의 기록이나 그림이 전시돼 있다. 성 어거스틴 성당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르기도 했다. 인트라무로스 위쪽으로 이동하면 필리핀 독립 영웅인 ‘호세 리잘(Jose Rizal)’이 사형 선고를 받았던 산티아고 요새에 도착하게 된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요새의 탁 트인 전경과 요새 벽면 곳곳에 놓인 대포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 필리핀 독립에 앞장섰던 국민 영웅 '호세 리잘'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리잘 파크. 이정훈 기자
◆영원한 필리핀의 국민 영웅 호세 리잘


필리핀의 국민 영웅 호세 리잘의 정취는 인트라무로스 인근의 ‘리잘 파크(Rizal Park)’에서 더 찾아보기 쉽다. 스페인의 식민통치에 부당함을 느끼고 독립운동을 시작했던 그는 필리핀 식민지 개혁을 요구하는 언론 활동에 참여하고 개혁 운동의 대변자를 자처했다. 그러나 민중 폭동을 일으킨다는 혐의로 체포돼 35세에 공개 처형됐다.

리잘 파크 한편에는 리잘의 처형 장면을 재현한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처형되기 전 남긴 ‘나의 마지막 작별’이라는 시도 비석으로 마련돼 있다. 비교적 마닐라 중심가에 위치해 빌딩 숲에 둘러싸인 위치지만 필리핀의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패키지 상품 60%를 차지하는 필수 코스다. 뿐만 아니라 스페인만을 위해 조성됐던 장소들이 온전히 필리핀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공유되면서 내국인들의 휴식처이자 독립을 기념하는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 가장 안쪽의 화산(따알 화산)에 접근하기 위해선 동력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게 된다. 이인희 기자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 따가이따이

도심 속 역사 콘텐츠만이 마닐라의 전부는 아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한 관광지도 마닐라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필리핀 관광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약 64㎞ 떨어진 따가이따이는 호수 안에 형성된 이중식 화산(따알 화산) 구조로 특이하면서도 경이로운 경관을 선사한다. 휴화산 상태이기때문에 화산폭발에 대한 우려는 적지만 화산의 화구를 보면 작은 구멍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화산을 좀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따알 비스타의 전망대를 이용하면 된다.

조랑말을 타고 화산 분화구까지 올라가는 이색체험도 즐길 수 있다. 동력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 화산 초입까지 이동 후 마부가 끌어주는 조랑말을 타고 정상까지 향하는 트레킹 코스다. 남녀노소 모두 이용이 가능하며 말 한 마리당 1명의 마부가 말을 끌어준다. 올라가는 시간은 약 40분, 내려올 때는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특히 마닐라 시내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30분이면 이동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다. 또 1991년 피나투보 화산 대폭발 이후 2005년 온천으로 개장한 푸닝 온천을 비롯해 인근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호핑 등 수상레저스포츠 콘텐츠가 풍부해 연계 관광산업으로 꾸준히 발전 중이다. 필리핀 정부는 이들 자원을 통해 관광수입은 물론 관광지 유지보수와 가이드 등 일자리 창출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 팍상한 폭포를 가다보면 인공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절경이 남아 있어 마치 아마존 정글을 찾은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인희 기자
◆필리핀 7대 비경 팍상한 폭포


마닐라에서 동남쪽으로 10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팍상한 폭포(Pagsanjan Falls)’는 세계 7대 계곡 중 하나로 미국 타임지는 이곳을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100대 장소로 꼽기도 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는 영화 ‘플래툰’과 ‘지옥의 묵시록’을 비롯해 가수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 등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익숙한 장소이기도 하다. 팍상한 폭포를 가다보면 인공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절경이 남아 있어 마치 아마존 정글을 찾은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폭포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계곡 하류부터 ‘방카’라는 필리핀 전통 통나무배를 타고 출발해야 한다. 노련한 현지 뱃사공 두 명의 도움으로 거센 물살의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양편으로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절벽과 함께 거대한 필리핀의 열대 우림을 마주 볼 수 있다. 약 1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멀리서부터 우렁찬 폭포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팍상한 폭포가 공개되는 순간이다. 아름다운 절경을 뒤로 한 채 선착장으로 복귀할 때는 스릴 만점의 래프팅 체험이 시작된다. 거슬러 올라왔던 계곡 급류를 흔들거리는 방카에 탄 채 내려올 때 느껴지는 스릴은 팍상한 폭포 투어의 묘미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이 지면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 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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