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2] 국민 분노를 보여준 청원 100만명

 

 

 

▲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 씨가 지난 22일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공주 치료감호소로 가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스무 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 나 역시 가장 찬란했던 때다. 갓 성인, 막 어른이 된 시점. 그만큼 설레고, 배짱 가득이다. 뭐든지 할 수 있고, 뭐든지 꿈꿀 수 있다. 청춘(靑春)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기다. 이때 추억은 삶의 자양분이 된다. 이 시기가 있었기에 서른 살도 행복하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눈물 나게 아름다운 스무 살, 한 꽃이 짓이겨졌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스무 살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손님으로 왔던 피의자 김성수가 무참히 살해한 것이다. 고작, 서비스가 불친절했다는 이유였다. 수법도 잔인했다. 흉기를 30차례 이상 휘둘렀다. 피해자 담당의는 "모두 뼈까지 찔러 넣은 상처"라며 공분을 표했다. 피해자는 모델을 꿈꾸던 성실한 청년이었다. 심지어 살해당한 날은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이었다. 또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생이 없어 대신 일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경찰이 출동했던 것이다. 피해자와 피의자의 실랑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폭력 시비나 흉기가 없다"며 돌아갔다. 그리고 10분여 뒤, 끔찍한 일은 벌어졌다. 피의자는 "다시 오겠다"는 협박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소리가 나왔다. 막을 수 있었단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찰은 제약이 많다. 이런 상황에선 경고밖에 못한다. 체포도 어렵다. 공권력 행사가 위축된 상황이라 더 그렇다. 반면, 외국은 보복 위협에도 구금이 가능하다. 어쩌면, 시스템 문제다. 경찰권 강화가 필요한 이유다.

☞국민들 분노도 극에 달했다. 피의자 측이 '우울증 진단서'를 냈기 때문이다. 심신미약 상태가 인정되면, 감형 가능성이 있다. 뻔뻔하기 그지없다. 잔인한 일을 저지르고도 가벼운 벌을 바란다. '감형 반대' 국민 청원은 100만 명(24일 기준)을 넘었다. 역대 최다 인원이다. 국민 공분 탓인지 경찰은 피의자 김성수의 얼굴·실명 등 신상정보도 공개했다. 구속된 김 씨는 국립법무병원에서 정신감정을 받는다. 이 일의 결과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 일만 생각해선 안 된다. 본보기가 돼야 한다. 조두순 등 과거 흉악범들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을 받았다. 피해자보다 피의자를 생각한 법이다. 하나씩 달라져야 한다. 심신 미약자 범죄와 관련된 법이 싹 손질되길 바란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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