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3년 만에 열린 충북지방경찰청 국정감사는 ‘니맛도 내 맛도’ 아닌 그저 그런 국감으로 끝났다.

앞서 오전에 진행된 충북도 국감에서 모든 기력을 쏟았는지 의원들은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40여분 늦게 들어오고 지역 발전을 위한 날카로운 질문은 찾기가 어려웠다.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은 “나날이 변화하는 치안 여건에 따른 경찰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며 “문제 지적을 통해 개선안을 찾고 현장과 지역의 어려움을 듣는 것이 국감의 목적”이라고 시작했다.

그러나 국감에선 예리한 질문은 물론, 답변자의 명쾌한 답변 역시 듣기 어려웠다. 매번 되풀이하는 지역 내 교통사고 발생 건수, 학교폭력, 112신고 출동지연 문제 등의 원론적인 질문에 맞는 식상한 답변들이 국감의 주를 이뤘다.

지역에서 답하기 어려운 보안수사대와 수사과오 인정률 질의는 국감의 맥을 끊기도 했다. 그나마 충주 여경 사망 사건 관련해 조직내 성과주의 문화 개선요구와 방지책 주문 등은 조직 발전을 위한 회초리로 작용했다.

충북지방경찰청장의 엉뚱하고 미흡한 답변도 지루한 국감의 한 요소였다.

낮은 충북청 수사과오 인정률에 대한 질문에 청장은 “자체 분석을 통해 인정률을 높이겠다”는 소신 발언(?)과 높은 112신고건수와 학교폭력 증가에 대해서 ‘도민과 학생의 신고정신이 높아졌다’라는 등의 당황스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지적을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점을 찾는다. 국감은 과거의 문제를 거울삼아 발전하고자 하는 자리다. 2년 뒤 열릴 국감에서는 모두를 긴장시킬 칼날 같은 질문과 시원한 사이다 답변을 듣고 싶다.

진재석·충북본사 취재부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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