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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전 서구의 한 전통시장을 찾았다가 한 곳에 모여 있는 상인들의 웅성웅성하는 소리를 들었다.어떤 상인은 한숨만 길게 늘어 쉬고 있었고, 또 다른 상인은 흥분된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 상인들의 이야기 주제는 ‘농협 하나로마트’였다. 최근 대전 서부농협 변동지점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 진행을 앞두고 있는데, 이 사업의 일환으로 인근부지에 규모가 상당한 하나로마트가 들어선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농협 하나로마트의 입점을 두고 대전 서구 전통시장 등 지역 상가들은 하나로마트가 지역 환경과 맞지 않게 너무 크고 지역 상권과 상인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경기침체 속 전통시장은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 주변상권에 하나로마트라는 대규모 점포까지 입점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매우 침통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입점제한, 영업시간제한 등 규제를 받고 있지만 농협 하나로마트는 농민 권익신장과 공공성이란 이유로 규제 또한 받지 않고 휴무일 없이 이익 실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의 대형매장 등은 재래시장 활성화와 중소상인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출점이나 투자를 줄이는 추세에서 농협이 지역 경제 근간을 흔들 만한 대형 하나로마트 설립계획을 세우자 재래시장은 물론 주변 상권의 상인들이 갈등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농협측은 인근 지역에 부지확보를 위한 계약 정도만 진행됐을 뿐 지점의 규모, 하나로마트 확충 등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온 사업 계획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주변 상권의 상인들은 걱정 뿐이다. 농협이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농협 하나로마트의 확충이 사실이라면 인근 상권과 다각적인 상생방안 마련이 요구될 것이다. 하나로마트의 조속한 대책마련으로 상인들의 걱정을 내려 놓아주길 바란다.

이정훈·대전본사 경제부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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