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강화·금리인상전망·빚 내서 집 사기 과거와 달라
충북 다주택 보유자 ‘상당수’ ·앞으로도 빈익빈부익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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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1. 4인 가구의 가장 A(39) 씨는 최근 전세 계약이 만료돼 집 구입을 알아봤다. 최근 청주 지역에 신축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 전망으로 인한 부담으로 인해 고민하고 있다. 외벌이에다가 아이들이 성장하며 들어가는 비용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여 년을 가정에 충실하고 저축해왔지만 자가 마련은 멀기만 하다.

#2. 오는 11월 결혼하는 B(28) 씨는 신혼집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 결혼 비용을 제외하고 수중에 남은 돈은 4000만원이지만 전세 마련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부채 보유 시 전세 대출 금지가 이뤄지는 와중에 금리 인상도 악재다. B 씨는 아파트 전세를 원했지만 다세대 주택으로 눈길을 돌렸다. 자가(自家) 마련을 위해 차량 구매도 미뤄왔던만큼 허탈함이 더 크다.

주거 취약계층들의 자가(自家) 마련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금리인상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94조 7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8월보다 3조 6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전체 가계대출(807조 7000억원)의 73%에 이르는 금액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자의 자금상환 압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1%p 오르면 가구당 평균 이자 부담이 20% 늘어난다는 것이 학계의 추산이다.

가뜩이나 미분양으로 고심에 빠진 충북의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겪을 전망이다.

특히 오는 31일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시행으로 대출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진다.

DSR은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눠 계산하는 것이다.

이에 결혼과 함께 집을 사던 것은 옛말이 되고 있다. 빚을 내서 집을 사더라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던 과거와는 다른 상황 때문이다.

물가 상승과 더불어 다세대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아파트 거래는 손에 꼽지만 다세대 주택의 거래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더욱이 기준금리 인상이 반드시 집값 하락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집값이 떨어진 건 금리 인상보다는 IMF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이 경제 상황이 악화됐을때다. 금리는 일시적인 하락에만 영향을 미쳤다.

2010년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0%에서 2.25%로 인상한 이후 2011년 6월 3.25%까지 다섯차례나 금리를 올렸지만, 이때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5.33% 오른 바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현재 충북의 주택보급율은 120%에 이르지만 다주택보유자들이 상당수”라며 “대부분 임차사업자로 자가보급율은 나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력 독립의 한 지표였던 자가 마련은 경제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 온 것”이라며 “앞으로 자가도 빈익빈부익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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