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규 건양대 임상병리학과 교수

지난 이틀간 뉴스의 최고 화제는 카카오의 카플앱을 통한 유료화한 카플제의 시장 런칭에 관한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받은 이유는 우리 모두와 관련있는 새로운 운송시스템의 도입이라는 것이다.

사실 그간에 화물차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빈차 이동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화물차량 운행을 위한 시스템이 도입됐다. 카플도 카카오톡이 아니어도 여러 소규모의 업체들의 앱이 시장에 나와 활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가? 이는 강력한 네트워킹 시스템에 기초한 신사업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가 그간 4차 산업혁명하면 떠올렸던 사물인터넷, 빅데이타, 네트워크, 개인정보 등에 기초한 공유경제 바로 그 모델이다. 국내 최대 SNS 기업이 이 사업을 한다는 것은 페이스북이 최고의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와 손잡고 카플시장에 뛰어 드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게 되면 지금 직업의 60% 이상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많이 회자되고 있어 이젠 충격적이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 현장을 보고 있다고 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기존 산업계와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되는 산업계가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우리 눈으로 지금 직접보고 있는 것이다.

전국에 택시업계 종사자 수는 총 30만이다. 이와 관련된 가족을 따져보면 얼핏 우리나라 인구의 2%가 된다. 카플은 기존의 시내버스와 같은 공공 운수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어느 한 순간에 이 택시업계 종사자가 직장을 잃어버리지는 않을 것이나 이 분야는 분명 미래를 봤을 때 레드오션임에 틀림이 없다.

아마도 조만간 택시업계는 카플이 따라올 수 없는 모범택시와 같은 고급 택시운송 시스템으로 급격히 변화되면서 산업의 축소는 불가피하게 보인다. 지금 우리 앞에 문제인 고용확대 측면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산업의 등장을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 지금 세계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큰 회사를 보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와 같은 IT계열의 스타트업 출신의 기업이다. 세계 10대 기업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만이 들어가 있다.

작금의 카카오의 카플앱 출시와 이에 따른 택시업계 간의 충돌을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 대결 국면을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하고, 기존 산업계가 경착륙 보다는 연착륙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기에서 나오는 유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도 이끌어내야 한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기업의 육성에 등한시 한다면 또 다시 10년 후에는 세계 10대 기업의 목록에서 우리나라 기업은 찾아 볼 수 없을 것이고, 우리 후배들의 일자리는 그만큼 저부가 산업에 치중돼 있을 것이다. 후대를 위해서라도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열차를 결코 놓치는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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