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를 비롯해 군산, 파주 등 전국 각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동시다발적으로 검출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15일 충북 청주 미호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을 검사한 결과 H5형 AI항원이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전북 군산 만경강 하구와 파주 한강 하구 등에서 채취한 분변에서도 AI항원이 검출됐다. 파주 AI항원은 다행히 저병원성으로 판정됐다. 나머지 지역의 고병원성 여부는 오늘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류 이동이 많은 가을로 접어들면서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AI 경고등이 켜졌다. 농식품부는 "겨울 철새가 우리나라로 본격 이동해 AI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가 AI항원 발생 반경 10㎞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 지역으로 정해 방역을 강화하고 나선 건 선제적 조처다. 가금농가에 대해서도 AI예방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2003년 국내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거의 매년 AI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방역에 노하우가 생겼다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충청지역에 AI가 확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겠다. 이번에 AI항원이 검출된 미호천은 충북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다. 이곳 예찰지역에서 오리, 닭 등 가금류 약 48만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충북도는 미호천에서 채취한 야생 조류 분변의 고병원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예찰지역은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AI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방역망을 촘촘히 해야 한다.

해마다 AI발병으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금류 654만 마리가 살처분 됐고, 2016년에는 3700만 마리가 살처분 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오죽하면 충북도가 AI취약기인 겨울철에 오리를 사육하기 않는 농가에 보상금을 지급하는 휴지기제를 시행하겠는가. 이참에 축산분야 ICT(정보통신기술) 방역체계 구축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축산시설에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동물 감염병에 대처하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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