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관광 허브도시로 도약하라>
출범 70주년·광역시 승격 30주년
대전시 2019년 ‘대전 방문의 해’ 설정 500만~600만명 목표…전략 수립
계속산황톳길·대청호·과학캠프 등 대전 특화 관광자원 충분히 보유
콘텐츠 연계·프로그램 개발 필요성

▲ 장태산 자연 휴양림. 대전시 제공
▲ 오월드. 대전시 제공
▲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대전시 제공
▲ 계족산 황톳길. 대전시 제공
▲ 뿌리공원. 대전시 제공
▲ 대청호반. 대전시 제공
▲ 유성온천. 대전시 제공

글싣는 순서

<1> 대전방문의 해, 진단
② 동남아 관광중심 필리핀을 가다
③ 필리핀 관광 전문가들의 성공요인 분석
④ 대전 인근지역과 연계성 도모
⑤ 대전, 관광 허브도시 발전모색


‘쉼표가 있는 삶, 사람이 있는 관광’이 정부의 새로운 관광정책 비전으로 자리잡으면서 ‘지역관광 활성화’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대표 관광지가 아닌 마을 관광 콘텐츠를 통해 주민 주도형 관광 프로그램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현재 대전 출범 70주년이자 광역시 승격 30주년이 되는 2019년을 ‘대전 방문의 해’로 설정하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관광산업은 콘텐츠 및 인프라의 부족과 낙후된 시설, 유명 관광지 전무 등 저해요소로 인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충청투데이는 내년도 대전 방문의 해를 앞두고 지역관광산업의 현 상황과 동남아 선진 관광국과의 비교, 향후 과제 등을 5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대전방문의 해’ 현 주소는

‘2019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대전시가 관광객 유치에 본격 나서고 있다. 시 출범 70주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맞는 내년에 ‘관광 황무지’ 이미지를 탈피하고 관광산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내년에 관광객 500만∼6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청 내 조직개편과 지난해 대비 예산 증액도 마쳤다.

대전 방문의 해 준비는 크게 콘텐츠와 서비스, 인프라, 프로모션(홍보) 등 4대 전략, 42개 세부과제로 진행된다. 콘텐츠 분야로는 대청호, 식장산 등 자연자원을 활용해 찾고 싶은 자원 개발과 관광 상품 확충, 특별 행사·축제 등을 개최한다. 5월~10월 격주로 금요일과 토요일 대전역 인근에 야시장을 연다는 계획도 있다. 추억과 애환이 서린 노래 ‘대전 발 0시 50분’을 연상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마련에도 나선다. 이밖에도 대전시티투어와 여행주간 확대, 코레일과 연계한 ‘내일로’ 행사 등도 연다.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킬러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대청호 오색빛 호반경관 조성과 식장산 전망대 건립 등이 대표 아이템으로 꼽힌다. 여기에 관광객이 감동하고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관광 영상물에 수화 화면을 넣어 청각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문화관광해설사도 확대 운영한다. 주요 관광지 시설을 정비하는 등 인프라도 강화한다.

시민사회단체와 각종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추진위도 가동 준비를 마쳤다. 지난달에는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를 비롯해 국립중앙과학관,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 유성관광진흥협의회, 대전도시공사, 대전마케팅공사, 대전시관광협회, 대전아쿠아리움 등 유관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관광객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허태정 시장은 “4차 산업과 도시 관광의 새로운 도시형 융복합 관광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대전 관광이 지역 경제발전에 연계되는 토대가 되도록 힘을 모아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시는 이 같은 조직화를 바탕으로 대전 방문의 해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관광 관련 기관·단체와 요금 할인, 쿠폰 발행 등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관광 시설의 안전 보강, 청결 유지, 관광객 친절 응대를 위한 종사자 교육, 방문의 해 홍보를 협조하는 등 관광기반 기초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수치로 본 대전 관광산업

다만 시의 이 같은 노력이 내년도에 즉각적인 효과로 나타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대전을 찾은 총 관광객은 350만명. 인구 규모로 봤을 때 절반 이상 규모가 적은 전북 전주시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서는 최하위 수준이다. 주요 관광 수입원으로 대표되는 외국인 관광객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9개국 1만 3841명을 대상으로 국제공항·항구에서 실시한 면접조사 결과 외국인 관광객의 대전지역 방문률은 1.7%에 불과했다. 이는 가장 높은 서울(78.8%)은 물론 부산(15.1%)과 제주(10.8%)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는 대전이 ‘유성관광특구’라는 특수성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관광 특수는 미미하다는 점으로 이어진다. 국내·국외 관광객의 여행지별 만족도 조사에서 총점 4.5점 만점에 대전은 3.88을 기록하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라는 낮은 성적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 비춰 내년도 대전 방문의 해의 성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관광산업이 도약하지 못하고 정체된 원인에 있어 낙후된 온천시설과 콘텐츠 연계 부족 등이 아직까지 실질적으로 해결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전세종연구원이 발표한 ‘2019 대전 방문의 해 추진을 위한 대표 콘텐츠 및 프로그램 개발’ 보고서에서는 대전관광의 이미지 확충 및 상징성 강화와 같은 가시적 효과가 필요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이벤트 개최를 토대로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관광자원의 목록을 강화해 유인요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는 여행의 패턴이 투어형에서 체류형으로 급속히 바뀌면서 이른바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결합 형태)와 같은 트렌드 변화에 유성관광특구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는 지속적인 지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대전 관광산업의 상징 ‘관광특구’의 몰락

한때 최고의 신혼 여행지로도 각광을 받아 온 유성온천관광특구가 그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쇠퇴한 것은 대전 방문의 해를 앞둔 시에게 큰 오점으로 다가온다. 관광산업이 무너지자 관광과 연계된 산업도 무너지고 있다. 관광특구에 위치한 호텔·숙박업계가 관광산업 도태와 함께 심화된 위기상황을 겪으면서 잇단 폐업과 업종 변경으로 유명무실하게 된지 오래다.

실제 문체부와 유성구 등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프린스호텔, 알프스호텔, 갤러리호텔, 홍인호텔 등 다수의 지역호텔들이 문을 닫았거나 업종을 변경했다. 호텔리베라유성과 호텔아드리아 등 상징성을 띈 대형호텔 역시 무너졌으며 현재 대전 유성지역에는 11곳의 관광호텔만이 힘겹게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특구를 상징하는 관광호텔의 위기가 이어지자 여관과 모텔 등 숙박업소도 자연히 감소 추세에 놓였다. 유성지역 일대 숙박업소는 2015년 5곳의 명맥을 이어가다 지난해 3곳으로 축소되는 등 도미노식 폐업 위기에 처해있다. 이는 유성관광특구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유성관광특구 내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는 “최근 5년 새 관광특구 일대 호텔, 사우나 등 관련 업종의 매각 관련 소문이 무성하게 생겨나고 있다”며 “유성관광특구 지역은 경제적 성과를 내기엔 한계가 있어 일대의 호텔과 온천시설을 갖춘 건물 등이 매물로 나와도 사실상 매매 될지는 의문이 든다”고 귀띔했다. 

유성온천의 상권 변모와 함께 전반적인 관광 트렌드 변화를 감안했을 때 유성관광특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한 셈이다. 이에 따라 유성관광특구를 비롯한 기존의 대전만의 특색 있는 관광상품 및 웰빙 그린투어 분야를 재활용함으로써 향후 지속적인 관광자원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시가 내세운 세부전략

대전은 충북·충남과 함께 ‘2010 대충청방문의 해’를 진행한 이후 9년 만에 단독으로 방문의 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대충청방문의 해 당시 시는 계족산 황톳길 걷기와 대청호 호반길투어, 과학캠프 등의 콘텐츠 개발로 큰 성과를 거뒀다. 계족산 황톳길 걷기의 경우 당시 가장 많은 문의를 받은 콘텐츠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으며 총 6개소 11개 코스 59km의 길이를 자랑하는 대청호 호반길투어는 자전거 동호회 등 동호회 중심의 명소로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또 연구개발특구 등 자원을 바탕으로 한 과학캠프 역시 대전만이 보유할 수 있는 유일한 첨단과학캠프로 손꼽힌다.

시는 이들 자원을 바탕으로 관광객 증가라는 궁극적인 효과를 누렸다. 당시 신종플루를 비롯해 금융위기와 천안함사태, 지방선거 등 외부적 악재 요인이 산재해 관광산업 위기가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1772만명을 유치하며 전년도 대비 26.0% 관광객 증가라는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즉 당장 내년도 대전 방문의 해를 앞두고 준비와 진행기간 등을 고려했을 콘텐츠 및 프로그램 구성에 제약이 따르는 만큼 이미 입증된 자원을 재활용한 방안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별도의 하드웨어 시설 개발 없이 기존의 재원을 활용하거나 소프트웨어만 확충된다면 단기간 이벤트 진행이 가능한 것이다.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1회성 이벤트이지만 방문의 해 사업에 필요하고 가능한 콘텐츠 및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우선순위를 결정해 사업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또한 장기적 차원에서 접근을 했을 때 충분히 사업성이 확보될 수 있는 콘텐츠와 프로그램, 즉 유성관광특구 등의 경우 방문의 해와 별개로 추진해 대전관광을 위한 자원화로 확보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지면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 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작성됐습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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