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발병률 높은 무지외반증
엄지발가락 바깥쪽으로 휘어져 변형,모계 쪽 유전·하이힐 착용 등 영향
뼈 교정·스트레칭·약물 보존치료,수술방법은 환자 상태별로 다양해

▲ 도움말=박현우 단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일반적으로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발 건강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발인만큼 발 건강에도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각종 족부질환 중에서도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은 무지외반증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박현우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무지외반증 어떤 질환인가?

무지외반증이란 무지 즉, 엄지발가락이 외반증, 몸의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휘어진 변형이 생겼다는 뜻으로 족무지외반증, 건막류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 어르신들이 흔히 ‘버선발 기형’이라고 부르던 발 변형을 말한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은?

정확한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크게 나누면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 두 가지가 모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천적인 요인이 커서 어머니가 무지외반증인 경우에 그 딸이나 할머니가 무지외반증인 경우가 흔하며 주로 모계 쪽으로 유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하이힐처럼 발의 앞쪽, 전족부를 꽉 조이고 체중이 많이 실리게 하는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 외에 골절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요인들도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겠다.

◆무지외반증 증상은?

한마디로 말하면 변형을 동반한 통증이 주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 변형의 특징은 우선 엄지발가락이 외측으로 치우치므로 다른 발가락들을 밀며 서로 부딪쳐 피부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상처가 발생하기도 하고 장기간 지속되면 제2, 3, 4 족지의 굴곡 구축, 즉 굽혀진 채로 펴지지 않는 변형을 가져온다. 또 엄지발가락의 뿌리인 첫 번째 발등 뼈의 머리 부분이 내측으로 돌출되는 변형이 생겨 발의 폭이 넓어지게 되고 발바닥 쪽으로 굳은살과 통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변형이 지속되고 진행되면 엄지발가락과 첫 번째 발등 뼈 사이의 관절이 조금씩 어긋나고 관절염이 진행돼 통증이 더 심해진다.

무지외반증은 처음에 변형이 시작되면 서서히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진행의 속도나 최종 변형의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므로 미리 예측하긴 어렵다. 대부분은 수년간 급속히 변형과 통증이 진행하지만 통증은 그 후에도 서서히 악화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 치료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치료로는 크게 보존치료와 수술적인 치료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보존치료로는 발이 편안한 신발신기, 발바닥 앞쪽을 지지할 수 있는 깔창, 통증에 대한 대증적인 약물치료, 발의 내부에 존재하는 내재근 및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족욕, 스트레칭 등이 있다. 수술적인 치료로는 뼈의 정렬 상태가 틀어져 있는 것을 교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의 중족골 교정절골술 및 내고정술을 시행해 발의 모양을 정상에 가깝게 되돌려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수술은 언제 해볼 수 있나?

무지외반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모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형외과의 다수의 다른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많이 불편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이 있어서 고치면 좋겠다’라고 생각되시는 분들 중에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찰과 검사를 통해 수술하면 증상개선이 되고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되는 분들이 수술을 받게 된다. 무지외반증의 수술은 그 방법이 100가지가 넘을 만큼 다양한 방법이 개발돼 있다. 환자의 다양한 발 모양과 병의 진행 상태에 따라 술자가 적절한 수술방법을 선택해 시행한다. 변형된 모양을 재정렬해 발모양을 바꾸는 수술이지만 미용을 주목적으로 하는 수술이 아니고 기능과 통증을 개선하는 수술이므로, 단지 발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수술을 원하거나,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찰과 검사,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 후에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수술 후 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수술 후 처치도 수술 못지않게 중요하다. 공통적인 주의사항을 뽑는다면 하지 거상과 족지 관절운동이다. 수술 시 동반되는 작은 혈관들의 손상으로 혈액순환이 일시적으로 차단, 부종이 발생되므로 수술 후 첫 2주간은 발을 가능한 한 가슴 높이로 장시간 올리고 있어야 중력의 영향을 받아 충혈이 덜 일어나서 부종도 덜 생기고 통증도 훨씬 덜 하다. 물론 그 후에도 수술 후 약 2~3개월간은 약간의 부종이 남아 있으므로 앉아 있을 때에도 옆의자에 발을 올리고 있는 것이 빠른 회복을 돕는다. 족지 관절 운동은 일상생활의 보행 동작만으로는 완전한 족지 관절 각도에 도달하지 않으므로 일부러 신경써서 발가락을 끝까지 발등 쪽으로 굽히고 발바닥 쪽으로도 굽히는 동작을 자주 많이 해줘야 한다. 아프더라도 참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수술 후 3일째부터 3개월째까지 적극적으로 관절 운동을 해주면 정상범위의 각도를 얻을 수 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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