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행정협의회’ 취소 사실 알려져
지역인재채용 권역화·세종역 갈등원인
세종시, 민주당 정책협에 현안 올릴 듯
지역 상생협의체 샅바싸움 비화 우려

충청권 4개시·도 상생협력 공조체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KTX 세종역 신설, 지역인재채용 권역화 등 시도별 현안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충청권 광역자치단체의 상생·공조체계를 위해 구성된 충청권행정협의회 분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때문이다.

대전, 세종, 충남·북 4개 시·도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지난 8월 충청권행정협의회를 열 예정이었다. 충청권행정협의회는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각 지자체 현안에 대한 공동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상생·공조체계를 구축하는 회의체다.

그러나 충북도가 대전시 지역인재채용 권역화 등을 비롯해 오송역 기능상실을 이유로 KTX 세종역 신설안 등에 거부 반응을 나타내면서, 충청권행정협의회는 전격 취소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충청권행정협의회 한 실무진은 “충북도가 KTX세종역 신설, 지역인재채용 권역화 등에대한 공조를 거부하면서, 충청권행정협의회는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생협력을 겨냥, 목소리를 높여왔던 4개시·도 입장에선 또 다시 찝찝한 한때를 보내게 됐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를 움직이는게 급선무이지만, 정치적 입지를 흔들수 있는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마저도 쉽지 않아보인다.

이 대목, 이춘희 시장의 맞대응도 결코 만만치 않을 개연성이 크다. 이 지사가 제시한 셈법이나 전략에 밀린다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등 특별한 정책제시로 재선에 성공한 이 시장의 정치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기 크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우유부단한 리더십으로 낙인 찍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KTX 세종역 신설 등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이 한 발 앞서있다. 이런 유리한 상황에서 이 시장이 이 지사의 역량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지역민들의 실망감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세종시는 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 안건에 KTX세종역 신설안 등 지역갈등 중심에 선 일부 현안을 끼워 넣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충청권광역협의회가 자칫 절름발이 회의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도지사 간 상생 공조라는 모임 취지가 '정치적 명분쌓기'에 치우친 샅바싸움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세종시는 충청권행정협의회 무산과 관련, 유연한 입장을 취했다.

시 관계자는 "특별히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 일부 민간한 현안을 지역 간 갈등요소로 보지 않고 있다. 4개시도 합의라는 형식을 통해 논의가 필요하다. 협의를 통해 풀어내야할 과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현안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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