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학생 폭력적 행동 막으려다 상처 내
계속되는 폭력적 행동 문제돼 전학도
학부모 “목 조르는 등 강압적으로 대응”
곳곳서 “처리 문제없지만 인식개선해야”
교육청 “재발 방지 위한 노력하겠다”

최근 특수학교 장애학생 폭행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세종시의 유일한 특수학교인 세종누리학교에서도 교사의 폭행(?)이 의심되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사실 특수학교 교사는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장애학생을 보듬어야 한다는 사회적 관념이 잠재돼 있다는 게 보편적 견해다. 이러한 교사들의 희생이 뒷받침 되기 위해서는 특수학교 내에서 잦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장애학생 학부모’와 ‘교사’간에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서로의 입장을 한번 더 헤아리는 자세가 갖춰져야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

이번 세종시 누리학교에서 발생한 교사와 학생간의 문제는 특수학교 구성원간에 서로 다른 시각이 자초한 안타까운 사건으로 풀이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과 세종누리학교, 세종장애인부모회 등을 통해 세종누리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의 정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4월 자폐성장애 2급을 가진 12살의 김모군이 담임 여교사에게 폭력성의 의심되는 행동을 펼치자, 인근 교실의 A교사가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A교사는 김모군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목 뒷덜미 부분을 잡았다. 작은 실랑이가 펼쳐졌고 A교사는 김 군의 저항이 거세지자 교실 바닥의 매트에 눕히는 행동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김 군은 목 주위에 상처가 생기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누리학교측은 즉각 이 사실을 세종시교육청에 통보했다. 이후 세종시교육청 담당자, 세종발달장애인센터, 경찰서, 장애인학부모회 등 내외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진상조사를 펼쳤으며 △해당 교사의 재발방지 각서 △피해학생 치료 지원 △누리학교 전직원 인권연수 강화 등의 결론이 내려졌다. 이 내용은 김 모군의 학부모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누리학교측은 김 군의 폭력성 행동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한 여교사가 신체 일부에 2주 진단의 열상을 입었고, 같은해 11월 담임 교사가 신체 일부에 폭행을 당해 4주 진단에 따른 급성스트레스 반응의 우울증, 11월 특수교육보조원이 앞면부 상처로 3주 진단, 올해 1월 방과후 교사가 늑골골절로 4주 진단을 받는 등의 4건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 1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고, 그 결과 김 군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됐다.

정민호 세종누리학교 교장은 “이번 사건은 김 군의 학부모와 관계기관들이 함께 결정지었던 결론”이라며 “다만 장애학생의 학부모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결과이며, 사건 이후 교사들의 인권교육 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김 군 학부모측은 세종누리학교측의 주장과는 상반된, 교사의 강압적인 행동을 지적했다. 최근 특수학교의 폭행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자 용기를 내 지난 사실을 알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군의 학부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건을 떠올리며 “선생님이 저쪽으로 끌고 가서 목을 조르고, 눕혀서 머리를 찧고 그랬다는 거예요. 학교와 척을 지면 얘는 갈 데가 없으니까, 방법이 없잖아요, 저희로서는.”이라고 전했다.

해당 자녀가 학교측이 주장하는 폭행성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학생이 상처를 입고 돌아온 모습에 교사의 폭행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장애인 학부모측은 이번 사건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사건의 처리과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치더라도, 세종시교육청의 관리실태를 비롯해 특수학교 교사의 인식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김재설 세종장애인부모회 회장은 “누리학교 사건의 처리 과정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세종시 특수학교의 운영을 보면 초임교사들이 많아 장애학생을 지도하는 데 미흡한 부분을 보이고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장애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인식개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세종의 한 장애학생 학부모도 “이번 사건에 대해 당사자간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분명 학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과잉된 교사의 문제도 있었다. 교사들의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들의 마음도 이해하는 것이 교육자의 우선된 자세”라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의 처리 과정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면서도,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이번 사건과 관련 “세종누리학교 문제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서울과는 다른 일”이라며 “그럼에도 특수학생들은 특별히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쓰겠다”고 전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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