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아모르 파티' 라틴어 관용구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운명애(運命愛:love of fate)다. 'Amor'는 '사랑의 신'이다. 그리스 신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에로스(Eros)'가 바로 라틴어로 '아모르'다. 'fati'는 '운명'이다. 독일 철학자 니체가 한 철학적 전문용어다.

인생은 생로병사(生老病死)다. 태어나 늙고 병들고 죽는다. 피할 수 없고 극복할 수 없다. 바로 운명이다. 이 표현 말고 삶에 더 이상 군더더기가 필요할까. 하지만 대다수는 이런 삶에 회의를 느끼며 불평하고 불만족스러워한다. 심지어 어떤 방법으로든 거부하고 피하려 한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식의 체념으로 살기도 한다. 17C 스페인 극작가 겸 성직자인 칼데론(Pedro Calderon)이 '태어나는 것 자체가 죄다'라고 했을 정도로 삶은 가혹한 현실이며 이미 비극을 직면하고 있다. '지금 당장 죽는 것'이 차선책 인지도 모른다. 이런 삶에서 과연 향기가 날까. 썩은 냄새만 날 뿐이다.

니체는 오히려 이런 삶의 운명을 사랑하라고 강변하다. 어차피 피할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다면 삶을 사랑으로 끌어 앉고 즐기라는 얘기다. 그저 받아들이는 수동성이 아닌 ‘적극 받아들이는 능동성'을 의미한다. 고난과 고통, 불만족과 불합리 등으로 점철된 운명적 삶을 사랑으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바로 '아모르 파티'다. '의지가 있는 곳에 길이 있다(Wo ein wille ist, ist auch ein weg)' 니체가 의지의 마력을 표현한 글이다. 의지로 운명을 바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지상명령이다. 그러니까 삶의 존재이유는 의지에서 발하는 극복에 있다.

철학적 심오함의 관용구가 유행가를 통해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니체의 메시지가 담겨 희망과 의지력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운명에 굴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담아줬으면 좋겠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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