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주산지인 영동군 영동읍의 시가지가 온통 연주황 감빛으로 물들었다.

도로변에 빼곡히 늘어선 감 가로수마다 어른 주먹 크기의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고운 빛깔로 익어가고 있다.

전국 감 생산량의 6%(충북의 84%)를 공급하는 이 지역은 잘 가꿔진 감 가로수로 유명하다. 영동읍 시가지를 중심으로 155㎞ 구간에 1만 9400여 그루의 감 가로수가 조성돼 있다.

이 지역 감 가로수 길은 1970년대부터 조성되기 시작됐다. 해마다 수백 그루를 새로 심으면서 도시 전체가 감나무로 뒤덮였다. 올해도 4.5㎞ 구간에 570그루를 새로 심었다.

군은 2004년 '가로수 조성·관리 조례'를 만들어 주민들의 자발적으로 감나무를 돌보게 하고 있다. 나무마다 일련번호와 식재연도, 관리자 연락처 등을 적은 표지판을 설치하고, 관리자를 지정해 놨다.

주민들은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달 23일)이 되면 감을 수확해 이웃과 나눠 먹는다. 감 가로수가 아름다운 경치뿐만 아니라, 이웃 간 정을 북돋우는 역할을 한다. 올해 감 작황은 폭염과 가뭄 등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평년작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가뭄 여파로 감 크기는 다소 작지만, 수확량은 작년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지역에서는 한해 3800t의 감이 생산된다. 이 중 63만 6000접(1접=100개)은 곶감으로 가공된다.

영동군은 2007년 전국 유일의 감 산업특구로 지정됐다. 12월에는 곶감축제를 여는 등 감 명품화를 시도하고 있다. 영동=배은식 기자 dkekal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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