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청주시 상당구선관위 회계주임

육아휴직 기간 중 아기를 재우거나 혼자만의 시간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육아정보부터 우리 동네 사소한 사건사고까지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는 엄마들의 수다방 '맘카페'에 들어가 글을 읽는 것이 세상과의 소통이고 낙이었다. 그곳엔 많은 육아정보가 있지만 개중에는 공동체 의식 부족과 개인주의적인 사회풍조가 만들어낸 맘충(mom蟲) 이야기도 있고, 이게 정말 사실일까 의구심마저 드는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도 있다. 이제 더 이상 뉴스에서나 보는 저 먼 지역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 우리 이웃에게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더욱 놀랍고 씁쓸하다.

가족해체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가정교육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학교와 사회 전체가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지원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과서 속 지식으로만 민주주의를 배웠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나누며 실천해봤던 경험이 부족한 우리 부모들이 자녀를 훌륭한 시민으로서 성장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때문에 시민으로서 바람직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사회가 유기적인 관계로 시민성과 인성교육을 풀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핀란드의 경우를 살펴보자. 핀란드는 '학교교육은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한 교양을 쌓는 과정이고, 경쟁은 좋은 시민이 된 다음의 일'이라는 관점에서 경쟁이 아닌 협력의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학교는 '민주사회의 축소판'으로 간주되어 교육을 통해 정치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을 국가의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생들은 민주시민으로 사회화되고, 자신들의 교육에 스스로 영향을 미치는 자치역량을 계발하도록 적극 독려된다. 예를 들면 학생들에게 청소년의회·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국회 등과 같은 다양한 실습 및 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가는 교내 학생조직의 발전을 도모하고, 국가나 지역차원의 훈련을 조직하는 등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도 학교교육은 물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민주시민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은 단기적으로는 선거·정당관계자·유권자 등에 대한 민주시민교육 및 연수를 확대해 선거·정치문화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건전한 민주시민의식 함양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민주시민을 양성하여 민주주의 토대를 강화하려는데 목표를 둔다.

이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는 정당관계자·일반유권자·미래유권자·다문화가족 등 교육대상별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 중에 있으며, 집합교육·출강·강사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교육의 효과성을 제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노력에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더욱 활발해진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시민교육은 한층 더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학교폭력과 성폭력 그리고 갑질문화 등의 사회갈등을 개인이나 가정교육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이제 우리 사회도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으로 풀어나가고, 어렵게 이뤄낸 우리의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 나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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