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은 잊혀져 갈뿐. 하나 살아 있는 사람은 나날이 친해져 간다. 고을의 성분을 나서 교외로 눈을 돌리던 저편 언덕과 그 아래에는 옛 무덤이 보인다. 게다가 낡은 무덤은 경작되어 밭이 되고 무덤의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무덤 주위에 심어진 송백은 잘리어 불 땔 나무가 되어 버렸겠지. 백양의 잎을 스쳐가는 구슬픈 바람소리는 옷깃을 여미게 하고 마음 속 깊이 파고든다. 그럴 때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으나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고 영락한 몸이라 돌아갈 수가 없다.” 고시 十九수 중 남녀 간의 정을 노래한 것으로 보이는 十二수를 제외한 나머지 六수는 전부 이와 같은 인생의 고통과 무상을 노래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생지간에 홀연히 멀리 떠나가는 나그네와 같다”(第三首) “인생 한 세상이란 홀연히 흩어지는 티끌과 같다”(第四首) “인생은 금석(金石)이 아니다. 어찌 장수할 것을 기대하겠는가”(弟十一首) “우주 천지간에 음양은 바뀌고 나이란 아침 이슬과 같다”(弟十三首) “인생 백을 살지 못하면서 천년 살 것을 걱정한다”(弟十五首) 등을 들 수 있다.
여기 보이는 것은 적구(摘句)에 지나지 않으나 어느 것이나 감정의 발현(發現)이란 점에서 볼 때 다시 없을이만큼 아름답다. 인생무상이라 하지만 인생은 아름다움이 가득하기에 자기 생애동안 값지고 나라의 기둥이 되고파 노력한다.
가신 분은 날이 갈수록 멀어지는 듯 하지만 그분들이 남긴 흔적이 있기에 현재가 더욱 발전한다. 조상 음덕도 4대 120년 이상 살펴주신다 한다. 나라를 위한 위대한 분들의 얼은 평생 남아 있기에 대한(大韓)이 만만세(萬萬歲) 광영(光榮)속에 자기마다 최선을 다해 보자. <국전서예초대작가·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