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내한한 재미 교포 색소폰 연주자…'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출연
12일 새 앨범 발표…"방탄소년단 곡 재해석 해보고 싶어"

▲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색소폰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그레이스 켈리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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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켈리 "장르 장벽없는 재즈, 제겐 '프리덤'이죠"

10년 만에 내한한 재미 교포 색소폰 연주자…'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출연

12일 새 앨범 발표…"방탄소년단 곡 재해석 해보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2016년 러시아 크림반도 '콕테벨 재즈 페스티벌'에서 만난 마일스 데이비스의 드러머 출신 지미 콥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재즈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하나요."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재미교포 색소폰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그레이스 켈리(본명 정혜영·26)에게도 같은 물음을 던졌다.

"재즈는 멜팅 팟(Melting Pot·용광로) 같아요."

"지미 콥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라고 반색한 그는 눈동자를 몇 번 굴리더니 명쾌한 비유를 했다.

그는 "켄드릭 라마의 음악에도 재즈가 들어있듯이 재즈는 EDM, 힙합, 팝 등과도 잘 섞여 장르의 장벽이 없다"며 이런 지점이 바로 재즈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재즈 신동으로 2008년 국내에 소개된 켈리가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그는 자신의 4인조 밴드인 '그레이스 켈리 브루클린 밴드'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14일 무대에서 공연을 펼친다.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어요. 페스티벌을 기회삼아 오게 돼 더욱 뜻깊어요."

2008년에는 자선 공연에 참여했기에 이번 페스티벌은 국내 데뷔 무대나 다름없다. 밴드는 6년 지기 드러머, 4년 지기 베이시스트 겸 백 보컬, 최근 영입된 피아니스트로 구성됐다.

"기존 피아니스트가 이번 주에 결혼해서 멤버가 새롭게 영입됐어요." 결혼식에 참석 못 해 아쉽다는 듯한 풍부한 표정 변화가 인상적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12일 발매할 12번째 앨범 '고 타임: 브루클린 2' 곡들을 들려주고 즉흥 연주로 관객과 호흡할 예정이다.

그는 이 앨범을 40명 청중을 초대한 가운데 라이브로 연주하며 녹음했고, 그 과정을 SNS 라이브로 먼저 공개했다. 수록곡 '필스 라이크 홈'(Feels Like Home)으로 '존 레넌 송라이팅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비치 곡에 피처링한 알로에 블라크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죠. 신보에는 어쿠스틱 버전으로 담았고 EDM 버전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어요."

재즈 뮤지션이지만 마이클 잭슨, 제임스 테일러, 노라 존스, 조니 미첼, 아비치 등 장르 구분 없이 흡수한 덕에 그의 음악 폭은 방대하다. 재즈를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팝 등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묻자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며 한참 뜸을 들인 뒤 제드 등을 꼽았다. 자작곡뿐 아니라 이전 앨범에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Billie Jean) 등을 재해석했듯이 커버에도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좋아하는 노래들을 저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걸 '그레이스파이드'(Gracefied)라고 제가 붙였어요. '그레이스 화' 한다는 의미죠. 요즘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인 방탄소년단 음악에도 색소폰 연주가 들어간 곡이 있는데, 제 스타일로 편곡해 연주해보고 싶어요. 무대와 퍼포먼스가 정말 멋있더라고요."

켈리가 처음 색소폰을 잡기는 10살 때다. 앞서 6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7살 때 처음 작곡을 했지만 그를 사로잡은 것은 색소폰이었다. "악기 소리가 아니라 사람 목소리처럼 들렸어요. 피아노 선생님에게서 색소폰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는데 중독이 됐죠. 10살짜리가 밤 11시까지 연습할 정도로 엄청난 열정이 있었어요."

12살에 첫 앨범 '드리밍'(Dreaming)을 낸 그는 리 코니츠, 필 우즈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로부터 색소폰을 배우며 다양한 무대를 누볐다. 14살에 다이앤 리브스 공연에서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자작곡을 연주하고, 16살에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공연 연주에 참여한 것을 행복했던 무대로 꼽았다. 16살에 미국 버클리음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해 19살에 졸업하기도 했다.

그는 "리 코니츠와 필 우즈 같은 우상들은 이론보다 무대를 즐기면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경험을 하게 해줬다"고 떠올렸다. 그러자 함께 자리한 어머니 아이린(본명 장유정) 씨는 "켈리는 학교에서 배우기보다 현장이나 무대에서 밴드와 함께 연주하며 배워 차별화한 과정이 있었다"고 말을 보탰다.

그의 이날 스타일은 신보의 재킷 사진과 같은 모습이었다. 초록색 그러데이션이 돋보이는 머리에 초록빛 의상까지. 사진 촬영을 할 때는 색소폰을 들고 자유롭게 포즈를 취하며 '끼'를 발산했다.

이런 모습은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그레이스 켈리 팝업'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길거리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즉흥 연주를 펼친다.

"재즈는 역사가 깊어서 진지한 장르로 인식되는데 그런 편견을 깨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이탈리아 곤돌라, 택시가 즐비하게 선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복판, 친구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자리에서 해변가를 달리며 연주한 게 기억에 남아요."

자신에게 재즈의 의미를 묻자 활짝 웃으며 '프리덤'(Freedom·자유)이라고 답했다.

그는 "재즈는 즉흥적이란 점에서 무척 매력 있다"며 "제가 생각하는 것, 인생에서 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니 제게 재즈는 자유"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국 방문 일정 중 아리랑을 편곡해 들려줄 계획도 있다는 그는 내년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싶고, 한국의 여러 뮤지션과 협업도 희망한다며 자주 한국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또다시 향후 10년이 아니길 바라요."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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