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투게더] 
 21 육남매 이야기 - 2편
둘째 진형이 수영에 재능
생활고로 지원 못해… 비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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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있는 자식을 뒷바라지 해주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만큼 비참하고 안타까운 경우가 또 어디 있으랴.

육남매를 둔 실직 가장 박씨네 둘째 아들 진형(14·가명)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히 수영을 접한 뒤로 중학교 2학년인 지금까지 수영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당시 담당 코치는 곧잘 따라하는 진형이의 재능을 알아보고 전문적으로 수영을 배우길 권유했다. 진형이는 현재 대전지역 평형 장거리 대표선수로 발탁돼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두각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수상의 기쁨도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여덟 식구의 생계마저 위태로운 집안 상황은 수영을 분수에 맞지 않는 그처 사치로 만들었다. 한 달 생활비 140만원 중 진형이의 수영 지원 부담금으로만 3분의 1정도가 빠져나갔다. 대회에 출전할 때 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었으며 대회 횟수는 점점 잦아졌다.

박씨 부부는 급기야 진형이에게 수영을 관두라는 뼈아픈 이야기까지 전하며 부모 자식간 갈등으로까지 치달았다.

물론 부모에게도 말 못할 속사정이 있다. 비정규직인 해당학교 수영 코치는 학부모들에게 매달 추가 강습비를 요구했고 금액에 따라 아이들 간 교육에 있어 차별을 두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 또 진형이는 한창 잘 먹어야 할 성장기에다 체력 소모까지 상당한 수영을 하기 때문에 식생활에 무엇보다 신경을 써야 하지만 이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진형이의 키는 163㎝ 몸무게는 45㎏밖에 나가질 않는다. 심지어 값싼 수영모를 착용해 어린 나이 탈모까지 생기면서 부모는 매일을 한숨으로 지낸다.

아빠 박장연(47·가명) 씨는 “약품처리한 수영장에서 살다시피 하는데 가격이 저렴한 수영모는 쓰면 수영장 물이 빠져나가지 않고 안에 고여 있어 두피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경제적으로 넉넉해 아이의 재능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면 좋으련만 그만두라는 소리밖에 할 수 없어 부모로서 죄책감이 많이 든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19일 3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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