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덕 시장 정책제안 플랫폼, 정책제안 80%이상 직원 작성
시장 공약실천 시민의견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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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청주1번가 홈페이지 화면 캡처
청주시의 온라인 시민소통창구인 ‘청주1번가’ 운영 실적이 신통치 못하다. 폭 넓은 시민 의견을 듣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지만, 대다수 제안 글이 직원들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애초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청주1번가(https://idea.cheongju.go.kr)는 한범덕 시장이 지난 선거에 출마하면서 운영했던 정책제안 플랫폼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광화문 1번가’에서 착안, 지난 4월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것을 취임 이후에는 시민생각 이슈토크, 상상발전제안, 설문조사 등의 형태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 현안 등을 주제로 선정해 토론하거나 시민 등으로부터 시정 제안을 받는 형식이다.

시민과의 소통강화라는 목적에서 시작됐지만 공무원들의 정책 제안만 넘쳐나는 실정이다.

11일 시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날까지 청주1번가에 접수된 제안은 상상발전제안 348건, 시민생각이슈토크 70건 등이다.

얼핏 운영기간 대비 많은 수치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시민들의 창의적인 정책 제안을 접수해 시정에 반영하는 ‘상상발전제안’에는 시 공무원들이 올린 글이 다수다.

‘청주시 시책주머니 어플 제작·배포’, ‘안전 (최초)신고자에 대한 감사장 발송’ 등이 대표적이다.

정책 제안 주체를 일반 시민, 공무원 등 따로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게 시 담당부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게시물은 행정적 측면만 부각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꾀하는 정책 제안이 드물다는 전언이다.

실제 전체 글의 80% 이상은 직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부서도 직원들의 과잉 참여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한범덕 공약상자’에 담긴 66개 주요 공약 역시, 시민 의견이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아 시민들의 무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입 초기라서 겪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앞으로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청주1번가 홈페이지 유지·관리, 콘텐츠 추가 비용 등 600여만원의 예산을 내년 본예산에 편성할 계획이다.

‘외적 수치보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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