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K-water 융합연구원·수질연구센터 수석연구원

플라스틱 소재는 세상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 고분자 물질은 여러 가지 환경에서 견고하고 손쉬운 생산과 편리함, 가격 경쟁력 모든 유리한 점을 지니고 등장한지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연간 3억t 이상이 생산되고 있고, 800만t 이상이 바다로 유입한다고 보고돼 있다.

플라스틱 제품은 폐기물 처리 또는 자연분해과정에서 수㎜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고체 가공 기술을 발전시켜 의도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을 제조하기도 한다.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가정과 사업장 사용을 거쳐 하수처리장으로 가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전부 제거되지 못한 채 바다로 흘러간다. 해외의 해양관련 학계와 시민단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고 최근 국내 연안에서도 오염이 확인됐다. 지난해 해외언론을 통해 병물에서 미세플라스틱검출이 보도됐고 아직 국내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으나, 정수처리과정에서 유입 및 영향이 우려되어 정부와 수도사업자를 중심으로 정밀한 검사방법 확립과 조사 연구가 진행중이다.

일상과 산업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미량의 화학물질도 최근에는 사회문제로 다시 떠올랐으며, 플라스틱과 관련해서는 가소제가 연관되지만, 여기서는 최근 낙동강 수계에서 문제가 됐던 과불화합물 사례를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이 물질의 화학구조를 보면, 한쪽은 기름에 잘 녹고, 다른 한쪽은 물에도 잘 녹는 모순적인 특징을 가진다. 

또한 쉽게 산화분해 되거나 흡착이 어렵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코팅, 표면처리제로서 이상적인 조건을 가진 재료가 된다. 일상에서는 발수효과가 좋으니 아웃도어, 기름에도 반발성이 좋으니 프라이팬, 패스트푸드 포장재와 가소제와 함께 사용범위가 매우 넓다. 과불화합물도 사용 과정과 폐기된 후에는 하수처리장과 하천을 거쳐 미량으로 잔류하지만 화학적 특성이 다양해서 응집·여과·산화·흡착 등의 수처리 과정에서 분말활성탄 외에는 효과적인 제거가 지극히 어렵다.

미세플라스틱과 미량오염물질의 공통점은 쉬운 생산과 효과로 인한 경제성과 사용 후 환경중에 오래 지속하는 잔류성이다. 편리하고, 작고, 쓰고 버리는데 용이한 마이크로 기술을 추구할 때 미량오염물질이나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함께 따라오는 것이며 우리 모두의 문제다. 

국제사회는 미세플라스틱과 과불화합물의 생산, 사용에 대한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으며, 식약처는 작년 7월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는 화장품과 치약의 판매도 금지했다. 과불화합물은 올해 6월 낙동강 수계 배출사업장에서 사용 금지조치가 빠르게 이뤄졌고 먹는물 수질 감시기준에 등록됐다.

환경중에서 쉽게 분해되고 영향을 최소화한 화학물질, 제품이라면 모든 지구인이 환영할 것이다. 화학물질, 마이크로 제품에 대해 산업영역에서 생산, 판매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고 사람들에게 화학물질 사용과 편리함의 추구는 불가피하다. 산업계, 정부, 시민, 학계, 환경관련 사업장 모두가 안전한 제품과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는지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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