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과학포럼] 
홍성훈 ETRI ICT소재연구그룹 선임연구원

최근 사물인터넷(IoT), 5G,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 등 첨단 ICT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첨단 부품에 대한 기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계에 봉착한 기존 소재의 물성을 획기적으로 뛰어넘는 새로운 인공소재나 구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투명망토, 슈퍼렌즈 등으로 많이 알려진 메타물질(Metamaterials)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는 인공물질이다. 그 구조나 배열에 따라 특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다시말해 금이나 은과 같이 자연계 물질은 고유한 물성을 정해져 있다.

하지만, 메타물질은 물질 내 구조나 배열에 따라 새롭게 물성이 구현될 수 있는 새로운 인공물질이다. 이를 통해 메타물질은 구조나 형상, 배열 등을 자유롭게 조절해 물성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원하는 새로운 물성을 구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따라서 이를 이용해 기존 부품 및 소자의 성능을 다양하게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예컨대 메타물질은 여러 분야 응용이 가능하다. 유전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기존 광학 렌즈를 매우 얇게 제작할 수 있으며 매우 얇은 박막 구조로도 선택적 파장 영역의 빛이나 전자파 등을 완전히 흡수할 수도 있다. 이를 이용하면 태양전지, 광전극 등 에너지 소자의 효율을 향상시키고, 고성능 적외선 센서, 초박형 전자파 흡수체등을 구현할 수도 있게 된다.

아울러 메타물질을 이미징 기술에 적용하면 해상도를 크게 향상시켜 바이러스 등도 쉽게 눈으로 볼 수 있는 현미경이 가능하다. 이를 그대로 반도체 기술에 적용하면 광리소그래피 해상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광변조 기술에도 적용해 매우 작은 구조 내에서도 진폭과 위상을 자유롭게 제어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등을 TV와 같은 화질로 초고해상도로 만들 수도 있게 된다.

이처럼 메타물질은 다양한 부품이나 소자 등에 적용돼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물론 기술 적용에 따라 그 구조나 제조 방법 등은 크게 달라진다. 때문에 다양한 응용소자 관점에서 연구가 시급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우리의 주력산업에서 이러한 메타물질은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각 응용분야에 최적화된 새로운 원천 소재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원천 인공소재 기술을 서둘러 확보할 필요도 있다. 현재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는 메타물질과 관련해 국가주도의 집중적 투자로 다수 대형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도 다양한 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원천소재기술에 좀 더 활발한 투자가 필요하다.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선 산학연 간 긴밀하고 유기적인 연계, 다양한 관점에서 응용분야별로 원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또 관련분야 연구인력 양성도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메타물질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원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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