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총량규제에서 제외…저축은행·카드사 상품 다양화
중신용자, 금융정보 부족하고 연체 위험도 작지 않아

▲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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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 뛰어드는 2금융권…중신용자 '양날의 검'

10월부터 총량규제에서 제외…저축은행·카드사 상품 다양화

중신용자, 금융정보 부족하고 연체 위험도 작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10월부터 제2금융권의 중금리대출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되면서 금융사들이 관련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중금리대출 확대는 제2금융권이 규제 영향을 덜 받으면서 대출 영업을 넓힐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그러나 중금리대출 주요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4∼7등급 '중신용자'에 관한 금융정보가 부족하고 연체 위험도 작지만은 않아 '양날의 검'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금리 연 9.9∼17.9%의 새 중금리 신용대출 'U스마일DC론'을 지난달부터 판매 시작했다.

기존 중금리대출인 '사이다'(연 5.9∼15.9%)와 '중금리바빌론'(연 5.9∼18.9%) 외에, 이미 다른 기관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이들이 갈아타는(대환) 용도에 맞춘 새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웰컴저축은행은 금리 연 5.9∼6.9%, 한도 200만원이던 기존 중금리대출 상품을 금리 연 5.9∼12.9%, 한도 1천만원으로 확대해 '직장인 비상금대출'로 재정비했다.

OK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에게 1억원까지 대출 가능한 연 9.9∼17.9%의 중금리대출 'OK히어로'를 8월 출시했다.

카드사도 중금리대출을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달 우리카드는 연 4.7∼19.7%로 5천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올인원대출'을, KB국민카드는 대출한도 1천만원, 금리 연 5.9∼19.9%인 'KB국민 중금리론'을 각각 출시했다.

총량규제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를 막고자 금융사의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을 일정수준 이하로 규제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이 4분기부터 총량규제에서 중금리대출을 빼준 것은 저축은행 등이 저신용자 대상 고금리 대출 위주로 영업하기보다 중신용자에게 적정한 금리로 내주는 대출을 활성화하라는 취지다.

현재 금융당국이 정한 중금리대출 조건은 가중평균금리 연 16.5% 이하,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70% 이상 취급된 대출, 최고 금리 연 20% 미만이다.

총량규제에서 중금리대출을 제외한 것은 한편으로는 제2금융권이 규제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영업범위를 넓힐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그러나 중신용자를 정확히 판가름할 수 있는 신용평가 정보가 많지 않다는 점이 위험 요소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중신용자 중 62.1%가 최근 3년간 금융권 대출 실적이 없으면서 지난 2년간 신용카드 사용실적도 없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는 오히려 연체한 기록, 대출 기록 등이 존재해 상환 능력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지만 중신용자 가운데는 관련 기록이 아예 없는 사람이 많다"며 "이들은 표면상 등급은 중신용자이면서 '알고 보니 저신용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신용자 가운데 카드론 등 다른 업권에서 가능한 대출을 이미 다 받은 사람은 오히려 연체 위험이 크다"며 "현재는 규제 완화로 모두가 중금리 대출에 뛰어들지만, 위험 관리가 어려워지면 포기하는 곳도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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