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군인 윤창호(22)씨의 사연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윤 씨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친구 한명과 길에 서 있다 20대 음주운전자가 모는 외제승용차에 치인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함께 있던 친구도 중상을 입었다. 당시 충돌 충격으로 윤씨는 15m 가량 날아갔다고 한다. 가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4%로 면허취소 수치로 조사됐다.

사고 소식을 들은 윤씨 친구들이 음주 운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지난 2일 올렸다. 친구들은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 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 청원은 불과 사흘 만인 5일 동의자가 20만 명을 훌쩍 넘었다. 한 달 내 20만 명 이상 동의라는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운 것이다.

단기간에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운 건 더 이상 음주운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윤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이 만취 주취자에 의한 개죽음이 아니라 사회에 던지는 경종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로 20대 가장이 목숨을 잃은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을 비롯해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빈발하고 있음에도 대처는 미온적이다.

2015~2017년까지 3년 동안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6만3000건이 넘는다. 음주운전도 그렇지만 음주운전 뺑소니는 더 악질범죄에 속한다. 지난해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55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가해자가 도주하지 않고 사고를 신속히 수습했더라면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대전·충남 지역에서만 최근 5년간 음주운전 뺑소니로 18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돼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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