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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육남매 이야기 - 1편
박장연氏 작은 중식당… 빚만 8천
시각장애 아내… 손님들 업신여김

7년 전 있는 돈 없는 돈 끌어 모아 중식당을 개업했다. 몸이 성치 않는 아내와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자식들을 생각해 다시 한 번 힘을 내봤다.

그간 박장연(47·가명) 씨는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퀵 서비스며 대리운전, 공사장 막노동 까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중식당은 박 씨 가족에게 고난 속 작은 촛불 같은 희망의 한 줄기였다. 부부는 이곳에서 소박한 미래를 그려나갔다. 하지만 현실은 몹시도 냉랭했다.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아내 송민정(37·가명) 씨는 홀 서빙을 도맡았다. 그러나 선천적 시각장애 6급인 송 씨가 서빙 일을 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았고 오른쪽마저 시력 교정용 렌즈를 끼지 않으면 마이너스인 상태다. 시력이 좋지 못한 왼쪽 눈의 경우 사시증세가 있는데 이런 송 씨를 막 대하는 일부 손님들이 생겨났다. 손님들은 송 씨를 보며 수군거렸고, 대놓고 지적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멀쩡하지 못한 사람이 서빙을 한다며 손님과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잦아졌다. 그럴 때마다 송 씨의 마음엔 말할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새겨졌고 더욱 위축됐다.

이런 아내의 모습을 보는 남편 박 씨의 마음 또한 무너져 내렸다. 열심히 살아내 보려 마지막 힘까지 끌어 모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상처와 회의감 뿐이었다. 손님은 눈에 띄게 줄었고 적자로 시작한 영업은 메워 지기는커녕 빚만 불어갔다. 무엇보다 아내가 손님들을 통해 받는 상처가 가장 걱정됐다. 그렇게 1년 반 만에 중식당을 접고 거래처에 재료값도 주지 못한 채 야반도주를 하게 됐다. 이들 가족은 단칸방으로 이사 왔고 수준 이하의 생활을 했다. 중식당으로 인해 생긴 8000여만원의 채무 때문이었다. 부부는 못 먹고 못 입고 춥게 자는 한이 있더라도 최소한 스스로 진 빚에 대한 책임은 지고 싶었다. 박 씨는 현재까지도 자치구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신용불량에 대한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열심히 살려고 아득바득 버텼지만 남은 것은 산더미 같은 빚 뿐 이었다”며 “큰 욕심 없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12일자 2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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