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봉 충북NGO센터장

기부는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재물이나 재능을 무상으로 내줌을 말한다. 

로마의 귀족들은 공공시설의 복구나 건축, 도서관 설립 등을 통한 사회공헌으로 기부정치를 했고 우리나라에서는 부가 가진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부의 배분에 노력했던 경주 최부자 가문과 독립운동에 전 재산을 쏟아 부었던 우당 이회영 선생 집안의 기부활동이 널리 알려져 있다. 웨렌 버핏은 기부에 대해 '열정은 성공의 열쇠이며,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부는 재력가들만이 하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개인적인 보람 때문에, 개인적인 신념을 가지고, 주위의 요청과 추천을 통해 많은 개인들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2013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개인의 기부가 7조 8000억원으로 법인의 기부금 4조 6000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어려운 이웃에게 실직적인 도움과 함께 희망을 줘 더불어 함께 살아가도록 만든다. 사회통합을 이어주는 끈끈한 매개체 역할도 한다.

기부는 무엇보다 기부자에게 뿌듯함과 행복을 느끼게 해 기부이상의 만족감을 준다. UN의 2015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1인당 GDP와 같은 경제력(26%)보다 타인을 돕는 자원봉사나 기부 등 나눔 행위(30%)가 행복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또 나눔 행위를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면, 직업, 건강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현재 본인의 생활에 대한 만족 수준을 기부 참여자와 미참여자로 나눠 비교해 보면, 기부 참여자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1.5배 정도 높았다.

오는 18일이 되면 아름다운 나눔, 행복한 변화를 추구하며 사회적 기부라는 새로운 기부 모금활동을 하고 있는 충북시민재단이 창립한 지 8년을 맞이한다. 충북시민재단은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한 모금을 통해 시민공익활동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지역공동체의 회복과 사회적 약자의 자립을 돕고, 창의적인 시민공익활동 프로그램을 발굴해 지원해 왔다. 또 지역의 미래를 위해 일하는 혁신적인 지역인재를 육성하고, NGO의 창의력과 기획력,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기부자 클럽인 1004 클럽과 지역의 기업인들로 구성된 CEO포럼, 정기 후원자들의 기부로 이뤄졌다. 기부자들의 소중한 기부금이 지난해 약 3억 4000만원이 넘었다. 자선이나 구호에 관련된 기부가 주를 이루는 현실에서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해 준 기부자들의 마음이 모인 결과이다. 

다수의 지역주민이 스스로 기부해 모금된 돈으로 특정한 목적의 기금을 만들고, 그 기부금으로 공익적 활동을 벌이는 지역 NGO에게 배분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요구에 조응하고 지역발전과 지역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지역재단이 충북시민재단이 지향하는 비전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기부는 종교단체와 자선 복지단체에 편중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는 문화예술, 공공과 지역사회, 의료기관, 교육기관을 위한 기부가 골고루 비율이 나눠져 있다. 선진국에 비해 기부의 주요 당사자인 NGO의 숫자나 규모가 작고, 기부자들의 NGO에 대한 인식도 낮은 것이 원인일 것이다. 더 많은 기부자들이 NGO를 지원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기부는 세상을 바꾸는 힘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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