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움말=김민지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계절 바뀌면서 면역계 허점 생겨
바이러스 파고 들어 감기 잘 걸려
손 씻기·칫솔질 간단하지만 중요
기침 2주 이상 지속되면 천식 의심
제때 치료 못하면 폐 기능 떨어져
빠르게 건조해지는 날씨… 피부 영향
아토피피부염 악화… 잦은 목욕 금물
방 습도 낮추는 과도한 난방 피해야

본격적인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다가도, 한낮에는 온도가 올라가 일교차가 큰 시기다. 이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는 건강 상태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는 때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지 교수의 도움말로 환절기 소아 건강 유지법에 대해 알아본다.

◆신체 조절 능력 떨어지는 아이들 노리는 감기

환절기의 대표적 질환은 바로 감기다. 계절이 바뀌면서 이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우리 몸의 면역계에 허점이 생기고, 이 틈을 감기 바이러스들이 잘 파고들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은 신체 조절 능력이 어른보다 떨어져 갑작스런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감기에 더 걸릴 수 있다. 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같이 단체생활을 하기에 감기에 옮을 기회도 많다. 감기에 걸리면 기침, 콧물, 두통, 열감 등을 호소한다.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지 교수는 "별다른 치료 없이도 대부분 3~7일 만에 낫지만 종종 비염, 중이염 등이 남을 수도 있고, 드물게는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우선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들이 호흡기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잘 알면서도 잊기 쉬운 외출 뒤 돌아오면 손 씻기, 칫솔질 등은 소아는 물론 성인들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한 성인의 경우 감기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체온 조절이 쉽도록 얇은 옷을 겹쳐 입히고, 땀에 젖은 옷은 바로 갈아입혀야 한다. 또 체온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씻기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이사를 하거나 교육기관을 옮기면 그 자체가 아이에게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잦은 기침, 감기 아닌 다른 질환일 수도

저녁에 기침을 자주 하고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숨을 쉴 때마다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천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소아의 호흡기는 성인보다 산소교환 능력이 낮고 호흡 근육이 미숙해서 심한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지만, 가벼운 천식을 지닌 소아는 주로 기침만 한다. 또 천식은 꽃가루와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등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발열이 없고 기침, 호흡곤란 등의 기관지 증상만 나타난다. 보통 발열,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감기와 다른 점이다.

'소아 천식은 저절로 낫는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이를 믿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기관지 조직 변형으로 기관지가 좁아져 폐 기능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기관지 확장증, 성장장애, 가슴기형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도 콧물, 코막힘, 기침 등 증상이 감기와 매우 비슷하다. 다만 감기와는 달리 맑은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 등이 더 심하고, 눈이 가렵거나 결막이 충혈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증세가 생긴다면 비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피부 가려움증, 습기 보존이 우선

건조한 날씨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곳 가운데 하나가 피부다. 이 시기 아토피피부염을 겪는 소아의 경우에는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가려움증으로 밤에 잠을 못 들기도 하고, 조금만 긁어도 진물이 날 수 있다.

결국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인데, 이를 막아야 가려움증도 예방된다. 우선 잦은 목욕과 비누칠을 피해야 한다. 피부 보호막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방의 습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데, 가습기를 틀거나 자기 전에 빨래를 방에 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도한 난방은 방의 습도를 낮추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지 교수는 "목욕 횟수는 매일 15분 이내로 하고, 때밀이 수건으로 박박 문지르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며 "목욕 뒤에는 반드시 세라마이드 성분이 포함된 로션을 바르는 등 보습에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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