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지난 달 온 국민을 텔레비전 앞에 불러 모은 국제적 행사가 있었다. 바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고 텔레비전 앞에 모이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스포츠다. 우리는 경기를 보면서 나름의 규칙과 전문용어까지 알고, 심판의 불합리한 판정에 대해서는 큰 소리도 낼 줄 안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 잡혀있는 '스포츠' 덕분이다. 누구나 한 번쯤 배드민턴도 쳐보고, 축구공으로 시합도 해보았기에 스포츠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체육활동을 하다 보면 자신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뿐 아니라 구성원과의 관계도 돈독해지는 장점이 있다. 또 뜻하지 않게 재능을 발견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도 있다. 한 여배우의 이야기가 그렇다. 우연한 기회에 권투를 접한 후, 남다른 재능과 재미를 발견하고 선수로까지 뛴 이야기는 생활체육이 단지 취미활동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말아톤'에도 생활체육으로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자폐를 앓고 있는 형진이의 이야기다. 그는 처음부터 마라톤을 하지는 않았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일본에서 번역된 자폐 교육서 ‘생활체육’을 읽고, 걷기와 달리기 같은 운동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엄마는 형진이에게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우연히 달리기를 하던 그의 얼굴을 본 순간 가능성을 보게 된다. 부단한 노력 끝에 그는 결국 마라톤을 완주하고 삶의 또 다른 희망을 찾게 되었다. 주인공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원할 때 언제 어디서든 달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생활체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 일반 시민과 전문선수를 위한 체육시설이 더 설치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행히도 정부에서 내년에 체육시설을 포함한 생활 SOC 예산을 대폭 늘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30 스포츠 비전’을 통해 체육시설 접근성을 10분 이내로 가능토록 하고, 3세부터 100세까지 이어지는 평생 스포츠 참여 기반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체육시설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생활체육이 활성화 되리란 기대가 더욱 크다.

앞서 정부정책에서도 보았듯이 시민의 건강한 삶과 직결된 스포츠 활성화 정책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어린아이부터, 여성, 장애인, 어르신, 직장인까지 두루 염두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평생교육을 강조하는 것처럼,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평생체육이 관심 대상으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지금은 '잘 먹고 잘 사는' 웰빙과 힐링을 넘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가치를 중시하는 시대이다. 이에 따른 스포츠 정책도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따라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 생활체육도 복지인 시대가 왔다.

스포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도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좋은 방편이다. 요즘은 도처에 많은 종목의 생활체육 동호회가 있고, 갈수록 회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저기서 종목별 대회와 국제대회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우리 대전에서는 올해만 해도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한·중 청소년스포츠 교류대회'의 국제대회와 각종 생활체육 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한 바 있다.

전국 체육인의 잔치인 '제99회 전국체육대회'가 오는 12일부터 전북 일원에서 열린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처음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체육활동으로 출발했을 것이다. 생활체육이 더욱 활성화하여 실력 있는 전문선수도 많이 양성하고, 우리 시민 모두가 건강해지길 바란다. 생활체육을 통해 시민 모두가 함께 어울리고 건강해지는 삶이 진정한 복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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