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 자료 열람” VS “경고 보고도 출입”
심재철, 정보 취득 방법 화면에 시연
행정부 업추비 부적절 사용 질타
김동연 “회담할때 쓴 선물 비용” 반박
심재철 업무추진비 주말 지출 관련 역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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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비인가 예산정보 무단유출을 두고 서로를 ‘맞고소’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국회 대정부질문이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 격한 설전을 벌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는 예산정보 유출 논란 당사자인 심 의원이 질의자로, 김 부총리가 답변자로 나왔다.

앞서 기재부는 김 부총리를 고발인으로 심 의원을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심 의원도 김 부총리를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발한 상태다.

심 의원은 취득한 예산정보를 바탕으로 행정부가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고 질타했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이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마치 벼르고 있었다는 듯 심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심 의원은 질의에 앞서 정부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취득한 방법을 화면으로 시연한 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에게 공식적으로 제공된 아이디를 바탕으로 불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정상적으로 자료를 열람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그 루트를 찾아가시는 데는 적어도 6번의 경로를 거쳐야 하고, (파일에) 감사관실용이라는 경고가 떠 있는데 무시하고 들어간 것"이라며 "감사관실이라고 표시된 것을 본다면 들어가지 않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 의원 측의 자료 접속 경위와 관련해선 "콜럼버스 달걀 같은 것으로 달걀을 세운 것을 보고 누구나 세우는 것"이라며 "발견한 경로와 의도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사법당국이 밝힐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다시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이 도리"라고 언급했다.

심 의원은 유출 예산정보를 바탕으로 정부가 업무추진비를 호텔, 백화점, 면세점, 술집, 심야 시간에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호텔은 호텔에서 운영하는 중식당 식대, 백화점과 면세점 비용은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와 회담을 하는데 산 선물 비용"이라며 "펍은 식당 상호명인 경우도 있고 주말, 심야 사용은 업무와 관련된 소명이 입증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심 의원도 받은 국회 업무추진비를 주말에 썼다고 역공했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점을 염두에 둔 듯 "의원님이 국회 보직을 하고 있을 때 주말에 쓴 것과 똑같다. 그 기준으로 같이 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제가 주말에 쓴 것은 업추비가 아니라 특활비"라고 설명했고, 김 부총리는 "그렇지 않다. 업추비도 쓰셨다"며 "의원님 해외 출장 중에 국내에서 쓴 유류비도 같은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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