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요법 암 치료법 발견으로 생리의학상… 올해까지 23명 배출
기초과학 투자·장기적 연구 주효 “韓 신진연구자 키우는 환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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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올해 첫 노벨과학상(생리의학)의 영광은 면역요법으로 암 치료법을 발견한 일본 혼조 다스쿠(76) 교토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일본은 1949년 유카와 히데키가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이후 올해까지 2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과학기술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이 단 한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이유를 두고 많은 연구자들은 과감한 기초과학 투자 없이 응용과학 연구에 매진했기 때문이란 지적을 제기한다.

정부는 2011년 기초과학연구원 설립과 함께 기초과학 분야 집중화 전략을 추진했고, 연간 1조4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투자를 확대했다. 반면 일본의 연구개발 투자는 GDP 대비 3.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4%)의 1.5배 수준으로 한국보다 높다.

한국연구재단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일본이 기초과학 분야에서 연이어 노벨과학상을 수상할 수 있는 이유로 기초과학에 대한 집중적 투자와 장기간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연구문화가 정착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수의 일본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국내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감명을 받고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초·중·고교 학생 때 과학에 재미를 깨닫고 자연과학계로 진학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신진연구자(28~33세) 시절 노벨상에 직접 연결되는 연구를 시작했고, 정부의 안정적인 연구지원에 힘입어 노벨과학상 수상까지 이어졌다.

일본 첫 노벨과학상 수상자인 유카와는 중간자이론에 대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이후 일본에선 기초과학에 대한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는 1997년 첫 과학 연구비를 취득한 후 2012년 노벨상 수상까지 지속적인 과학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야마나카 연구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 이전부터 과학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독창적인 연구 과제를 선별해 지원한 '올바른 연구과제 선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어린 시절 과학기술을 접할 기회가 충분히 마련돼 있고, 신진연구자 때부터 안정적 연구를 할 수 있는 지위를 취득해 전국 곳곳의 지방 국립대에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토양이 일본의 강점”이라며 “한국도 연구자들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지방 국립대 지원을 늘리면서 신진연구자의 능력과 의욕을 충분히 발휘할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진연구자가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연구 환경 정비를 위해 인재시스템의 개혁이나 연구비의 착실한 조치, 과학기술 이노베이션시스템의 구축 등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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