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호기심, 과학에게 묻다>
내 몸을 지키는 사상체질, 이제마 ‘동의수세보원’ 첫 주장
체질 다르면 음식·약 반응 달라, 4000여 증례 이용 다양한 연구
한의학연 체질진단도구 개발해

▲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시우 박사
이른바 ‘백세시대’를 앞둔 지금 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건강한 삶이다. 다양한 질병을 치유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타고난 ‘체질’을 빼놓을 수 없다.

한의학에서 사상의학(四象醫學)으로 불리는 네 가지 체질. 즉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이 바로 그것이다. 사상의학에서 체질은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의료모델이다. 조선 말기 의학자인 이제마가 그의 저서 ‘동의수세보원’에서 처음으로 사상의학을 주장했다. 체질은 유전적 개체특성과 환경적 요인이 어우러져 형성된 개인의 고유한 특성이다.

사상체질을 연구하는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시우 박사는 “우리나라 한의학이 중국의 중의학에서 비롯됐다는 얘기가 있지만, 차별화된 점은 바로 체질에서 찾을 수 있다”며 “동의보감을 쓴 허준 선생이 첫 장에서 몸(체질)을 이야기 한 것이 바로 그 이유”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네 가지 체질에 따라 약을 달리 써야 하고, 체질별로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한의학이다.

최근 사상체질에 이어 ‘팔체질’이 회자되고 있다. 팔체질은 1965년 권도원 선생이 ‘체질침법 연구’를 발표하며 알려진 체질이론이다. 팔체질은 엄격한 체질 식이를 강조하는 반면, 사상체질은 병에 들었을 때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을 먹지 않는 정도로 식이교육을 하는 게 다르다.

팔체질 연구자들은 사상체질과는 다르다고 얘기하지만, 2006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팔체질 한의원과 사상체질 한의원의 증례를 비교해 본 결과 목체질과 태음체질이, 수체질과 소음체질이 일부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는 게 이시우 박사의 설명이다. 사상체질 관점에서 볼 때 사람마다 체질의 특성을 뚜렷하게 보이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체질이 다르면 음식이나 약물에 대한 반응이 각기 다르고 성격도 다르다.

한의학연구원 이시우 박사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30여곳의 한방병원과 한의원의 체질전문가들로부터 임상적으로 체질이 확실하게 진단된 증례를 모았다. 약 4000여 증례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로 생체공학적 체질진단도구인 K-Prism도 개발했다.

체질별로 중요한 것이 바로 음식이다. 이시우 박사는 반대되는 체질인 태양인과 태음인, 소양인과 소음인은 서로의 음식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물론 음식은 기본적으로 약과 달라 영양분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건강이 좋지 않거나 질병이 생겼을 때는 체질에 맞는 식이가 필요하다.

이시우 박사는 “스마트시대를 맞아 체질별 식이 방법을 손쉽게 알 수 있는 가이드라인 개발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자신의 체질을 알고 그에 따른 건강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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