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이·밀버섯·밤버섯 등 영동·보은서 채취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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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송이 버섯과 능이 버섯 등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채취 농가들이 웃음을 되찾았다. 올여름 최악의 폭염과 집중호우 등 잇따른 기상이변으로 한 때 야생 송이가 자취를 감춰 채취 농가들이 시름을 앓기도 했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충북 영동군 일대 야생버섯 작황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상황이 급반전됐다. 귀한 대접을 받는 송이·능이가 앞다퉈 고개를 내밀더니 밀버섯·밤버섯 등은 발에 밟힐 정도로 흔해졌다.

수확량이 늘면서 추석 전 40만원을 호가하던 송이값도 20만원대로 곤두박질한 상태다.

상촌장터에서 버섯 전문점을 운영하는 최모 씨는 “올해는 송이 구경하기가 힘들 줄 알았다”며 “추석 무렵 갑자기 물량이 나오면서 출하량이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속리산 산림 부산물 작목반 회원들도 요즘 버섯채취가 한창이다.

박경화 회장은 “지난주부터 버섯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송이 채취량도 머잖아 예년 수준을 따라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림조합중앙회의 송이 공판량에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14∼28일 전국 17곳의 산림조합이 사들인 송이는 8만 39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 4800㎏)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능이 수매량도 1만 2000㎏으로 지난해 전체 수매량(3223㎏)의 4배에 달했다.

그러나 도내 전 지역의 버섯 작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충북 최대 송이 산지인 제천시 금수산과 가은산 일대는 비가 온 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버섯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버섯 수집상을 하는 서모 씨는 “추석 이후 아침 최저기온이 10℃ 아래도 떨어지면서 버섯 자실체가 땅을 뚫고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지역에서는 여전히 귀한 몸”이라고 토로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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