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대회(國中大會)란 백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풍요를 기원하고, 춤과 노래로 하나가 되던 제천의식을 일컫는다. 민속연구가 조자용(趙子庸·2000년 타개)씨는 1983년 이곳에 박물관을 세운 뒤 해마다 개천절에 맞춰 이 행사를 열었다. 국내 최대 민화 전시관이던 그의 박물관에는 도깨비 관련 조각과 소품 등도 다수 전시돼 '도깨비 박물관'이라고도 불렸다.
한때 도깨비 체험객을 받기도 했지만, 조씨가 타개한 뒤 돌보는 사람 없이 방치되면서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년 전에는 원인 모를 화재로 건물 일부가 소실됐고, 수해까지 겹치면서 전시품 상당수는 훼손된 상태다.
보다 못한 후손과 민속학계는 이 박물관을 되살리기 위해 올해 초 민문화 연구회를 설립하고, 유물 수습과 전시공간 복원에 나선 상태다. 이를 통해 방치되던 민화와 도깨비 장승·석상, 옹기류 등 수백 점의 유물을 수습했고, 갤러리도 다시 꾸며졌다. 지난 5월에는 조씨의 삶과 민속 세계를 조명하는 포럼이 열렸고, '왕도깨비의 부활'이라는 제목의 음악회가 마련돼 박물관 복원을 주변에 알렸다.
그의 외손자면서 박물관 복원에 앞장서고 있는 이 대표는 "이번에 여는 국중대회도 복원작업의 일환"이라며 "20여년 전 할아버지가 열던 천제(天第)와 지신밟기 등을 그대로 재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3일 오후 2시 시작되는 행사에서는 민속놀이와 민화 그리기, 막걸리 잔치 마당이 펼쳐진다. 연합뉴스